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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29

다이나믹 히어로즈 1권



  : '무쇠팔 무쇠다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다이나믹 히어로즈 1권

 - 책 자체는 만화책에 가깝다고 하겠, …이 아니라 만화책이 맞습니다만 풀 칼라에다가 묘하게 분위기 만으로는 이전 다이나믹 프로 작품들과 차이가 좀 납니다.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활자나 인쇄 매체로 나올 것을 상정한 것이 아니라 플래시를 이용한 웹 코믹의 연장선에 존재하는 물건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사실 이 인쇄판은 진짜 오리지날에 해당하는 '플래시 웹 코믹'의 내용과 분위기를 책으로 보는 것 정도이고, 웹에서 보는 것 이외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적 차원이기도 합니다. 사실 정말로 이걸 제대로 볼려면 웹 페이지를 매일 체크하면서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것이 진짜 바람직한 '시청'과 '관람'의 자세일 수도 있겠습니다.

 뭐, 만의 하나 정말로 플래시 버전을 수록한 DVD-ROM 같은 게 발매되어 버리면 이 책 자체는 그냥 '기념품'에 가까운 물건이 될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만, 이 책은 결국 단순한 단행본이 아니라 일종의 수집용 archive로써의 가치를 쳐줘야 할 물건이겠습니다.
  다만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는 내용의 작품'을 플래시 웹 코믹이라는 요즘 매체를 이용하여 전달한 것을, 역시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단행본 서적으로 다시 묶어서 본다는 과거와 현재가 뒤 섞여서 돌아가는 미묘한 감흥 자체만으로도 묘한 찡함이 오는 그런 물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내용적으로는 TV애니메이션 마징가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안 먹힐래야 안 먹힐 수가 없는 쪽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이 나와버린 탓에 단 타츠히코의 수퍼로봇대전 소설이나 마징카이저 OVA 같은 게 외려 패러랠 월드 취급을 받게 되어버린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지요. 정말로 이 쪽이 사실 상의 진짜 마징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후일담이자 제대로 된 속편인 느낌이 강하긴 합니다. 물론 따지고보면 데빌맨이나 다른 작품들은 그냥 인간 파일롯 캐릭터들을 돕기 위한 곁다리일 수도 있고 그렇지만, 그래도 등신대 캐릭터의 모험 액션과 거대로봇의 액션이 적당히 뒤섞인 덕분에 그리 위화감 없이 재미있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TV판 데빌맨과 큐티 하니가 수퍼로봇들이 설치는 이 세계관에서는 약간 위화감이 없지 않냐는 감도 있습니다만, '아스카 료 흉내를 내면서 시레누에게 잡혀가는 후도 아키라를 구하는 큐티 하니' 같은 평행 우주에서의 자기 복제와 원작 데빌맨에 대한 오마쥬 같은 느낌으로 반복되는 시츄에이션 만으로도 봐둘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 그런데, 이 웹코믹과 그 단행본을 보다보면 생각나는 것이 의외로 정통적인 일본만화 스타일과는 미묘하게 차이가 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단행본 편집 만으로 볼 때에 의외로 정통적인 일본만화라기 보다는 '아메리칸 코믹 스트립'의 스타일에 살짝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나레이션과 컷하고 중요한 대사 만으로 때우는 그런 진짜 정통파 아메코믹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일본 만화 스타일에서 약간 좀 느낌이 다르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아니, 단순히 구식 TV 애니메이션 그림을 풀 칼라로 보면서 그 위에 살짝 살짝 움직이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들어가는 표현 방식 차이 때문에 그런 착각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론 이 전에 보아왔던 원작 만화판이나 70년대의 TV 애니메이션 판과도 돌아가는 느낌의 차이가 느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이 책과 내용의 컨셉 자체는 의외로 옛날 TV 애니메이션 작품의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묘하게 현대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의 표지 자체가 옛날 극장용 애니메이션 포스터 흉내를 내고 있고 (1권을 표시하는 '1' 숫자 위에 토에이 로고를 흉내낸 강담사 코믹스의 약자 'KC'를 달아 주고 있기도 하고) 어떤 의미론 구식 애니메이션 시대에 대한 오마쥬이기도 하고 패러디이기도 합니다. 사실 뻔뻔하게 <칼러 작품>이란 표시까지 달아놓은 데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옛날 흑백 작품과 칼라 작품이 공존하던 시대에 '이 작품은 칼라입니다'라고 포스터에 표기해주던 시대의 패러디인 것과 동시에, 이 책이 아메코믹풍의 풀 칼라 인쇄를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노린 거죠, 뭐.

 - 이 책 본편 뒤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이 책의 원점은 본래 PS1 용으로 나왔던 소프트 (게임이라기엔 뭣하고) '클릭만화 다이나믹 로봇대전'이란 물건입니다. 본래 PS1용의 디지탈 코믹 방식으로 스토리를 보면서 진행하던 소프트 '클릭만화 다이나믹 로봇대전' 시리즈가 결국 2편으로 미완성인 체 끝나 버렸기 때문에, 그 쪽에 아쉬움을 갖고 있던 다이나믹 프로의 스태프들이 플래시를 이용한 웹 코믹으로 만들게 된 것이 이 플래시 웹 코믹 '다이나믹 히어로즈'이고, 웹 코믹을 단행본화 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리고, 이 단행본 책은 그 클릭만화의 의 리테이크랄까 재편집 버전이랄까 그런 느낌으로 나온 플래시 웹 코믹이 단행본이 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래는 플래시로 움직이는 장면이나 소리가 들어가는 물건이었던 만큼, 일반 만화책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돈 좀 들여서 PS2로 '야루드라' 스타일로 만들어진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가 나오는 게 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신 겟타 TV시리즈나 이런 저런 애니메이션 작업들로 그런 예산을 빼앗긴 것인가 싶을 지경입니다. 사실 플래시 쪽이 실제 애니 제작보다는 돈은 덜 들고 가격대 효용비가 의외로 괜찮긴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조금 아쉽긴 하거든요. 야루드라 스타일로 짜맞춰진 내용의 적당한 동영상으로 옛날 TV 시리즈 장면들을 회상 같은 걸로 넣어줄 수 있다면 바랄게 없겠습니다만.

  하지만 이 플래시 웹 코믹의 결과물 수준은 의외로 나쁘지 않고, 단행본으로 옮겨와도 옛날 TV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림을 그대로 살려가면서 진행되는 것 자체는 옛날 그림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꽤 먹히지만, 이미 수퍼로봇대전 같은 데서 적당히 변모된 그림들을 보아온 사람들에게는 왠지 미묘하게 느낌이 어긋나 버린 위치에 그냥 남아 있다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또, 이 작품의 코지는 수퍼로봇대전 시리즈에서 그려지는 코지나 마징카이저 OVA의 코지와도 미묘하게 다르고, 또 그렌다이저의 TV판의 코지와도 사실 차이가 납니다. 이 쪽도 사실 그림적으로는 코마츠하라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적당히 현대적 스타일로 업데이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뭐 내용적으로야 마징가 시리즈 극장판에 나왔던 의문의 외계인들(오피셜로 뭐시기 별 외계인이라고 이름도 나오긴 했었는데…)과 닥터 헬 및 팬서 크로 등 악당들이 연합하는 식으로 다시 한번 설치는 것이고, 코지와 테츠야 등의 마징가 팀과 겟타 팀 연합에 데빌맨과 큐티 하니들이 비공식 멤버로 참전하는, 전형적인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나 '시빌 워' 수준의 에피소드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옛날 작품들을 기억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후일담을 보는 자체로 기쁜 거고, 또 옛날 극장판 시리즈에서 미완으로 남았던 부분이 매꿔지면서 전체적인 세계관을 완성시켜가는 '그림 맞추기' 꼴로 다루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흥미도 결코 낮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추억을 공감한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물건인 거지요. 요즘 슈로대로 마징가 시리즈의 팬이 된 젊은 층이야 "마징카이저는?" 이라고 묻고 마는 수준이겠지만요.

 = 이런 리터칭이랄까 리테이크 작품들이 근래 들어서 계속 나오고 있긴 한데, 사실 이런 '재조명'이나 '재창조' 유행 쪽에 있어서 진짜로 덕을 보는 건 사실 이 나가이 고와 다이나믹 프로 쪽보다도, 데즈카 오사무와 마츠모토 레이지 작품들 쪽일 겁니다. 데즈카 작품은 근래엔 화석취급 받고 있고, 또 리메이크가 꽤 많은 탓에 이미 미묘하게 원작과는 다른 라인의 작품들이 정상인 양 굳어진 감도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2003년판 아톰이외에도 블랙잭 시리즈는 꽤 다양한 느낌의 변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마츠모토 레이지는 최근은 이미 원작자나 70년대 TV 시리즈의 그림 수준을 능가하는 게임이나 속편에 외전 애니들이 나와주고 있어서 기분이 묘합니다(마츠모토 쪽은 그림 수준은 올라갔어도 움직임 면은 어째 예전 70년대보다 그 하늘하늘한 느낌의 캐릭터들을 제대로 못 다루고 있다는 기분입니다만).
  그러나,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는 어떤 변화나 업데이트 보다는 해석의 차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하겠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타츠노코 프로덕션의 옛날 그림들을 흉내냈던 이태리 출신의 화가나, 프랭크 밀러던가 미국 화가가 그리는 타츠노코 프로의 히어로 캐릭터들이 떠오르는 살짝 느끼함이 강조되는 그런 변형된 그림이긴 하니까요. (PS1용 게임의 타츠노코 파이트에 나온 독수리 오형제 같은 캐릭터 그림은 이름은 잊었지만 이 이태리 계 화가의 그림입니다)
  예,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TV애니판 작감 경력이 있는 코마츠하라 씨의 풍이 살짝 현대적으로 업데이트 된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분명히 정통인데 요즘 스타일로 바뀌면서 정통이 아니게 되었다는 미묘한 느낌이랄까요. 아예 리메이크 그림체가 오피셜 처럼 굳어져 버린 '마츠모토 원작'을 붙이고 나오는 요즘 애니메이션과는 또 미묘하게 다릅니다.
  그림 만으로는 진짜 원작 만화판의 나가이 고 그림과도 다르고, TV 애니판이나 슈로대 같은 2차창작물의 느낌과도 다릅니다. 그리고 마징카이저 같은 원작 만화풍의 흉내를 내는 요즘 그림과도 다르고, 결과물 자체는 정말로 여러 작품의 각기 다른 그림 체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기준에 해당하는 그림체를 정해놓고 그 기준에 맞춰서 캐릭터들을 교묘하게 바꾸었다고 보면 됩니다. 예, 그 기준 그림체는 코마츠하라 씨의 후기 그림체게 매우 가깝기 때문에 TV 애니판 시리즈의 그림과 유사하게 수렴 통합되는 거기도 하고요.
  덕분에 마징가 TV 시리즈 본편 내에서도 작감이나 원화진에 따라서 캐릭터들이 미묘하게 바뀌었던 느낌은 사라졌고, 그냥 한 가지로 통일된 기호화된 캐릭터들의 모습이 오피셜로 남아 있다고 할까요. 이런 식의 캐릭터 '표준화'랄까 한 가지 방향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은 세계관이 오래 이어져온 미국 만화에서는 의외로 자주 행해지는 일이긴 합니다.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가면라이더를 예로 든다면 비교적 원작자와 비슷한 테이스트로 그리는 콘노 나오유키 씨의 그림이 애니메이션 쪽에선 거의 오피셜 취급 받아서 굳어진 것처럼, 이런 식의 캐릭터가 '기호화'되는 과정에서 다이나믹 프로는 아직 완전한 일원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까요.

 - 사실 지금까지는 다이나믹 프로 쪽의 인기 캐릭터들에는 너무 많은 버전이 스스로 존재해왔고, 또 그게 슈로대 같은 2차창작물이 더 많이 팔리게 되면서 더욱 더 다양한 취향이 도입되어서 비전이 매우 늘어나 버려서 컨트롤 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징카이저만 하더라도 당장 버전이 몇가지이고 그 미묘한 디테일 차이 때문에 버전이 많지만 어느 하나가 오피셜이라기 보다는 그냥 완구 많이 찍기의 일환처럼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떻게 보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피셜 디자인 하나로 일원화해서 구체적인 기호화를 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속편이 나왔을 때 조금만 디자인을 바꿔서 내도 이 부분을 이렇게 개조해서 요렇게 바뀌었다~ 라고 설정적으로 우기기도 쉬워지는 법이거든요.
  하여튼 마츠모토 레이지 쪽은 원작자의 오피셜 그림은 잊혀지고(팬들에겐 죄송한 일이지만) 어느 사이에 리메이크 애니메이션들의 그림이 공식화 되어 굳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데즈카 식은 반대로 외려 너무 많은 버전이 있지만 그 덕분에 이미 데즈카 풍의 그림은 너무 보편화 된 탓에 어떻게 바뀌어도 적당히 흉내가 들어가 원작의 느낌만 남으면 그게 다 오피셜로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할까요. 물론 요즘도 30대 넘은 사람들은 옛날 그림과 요즘 그림의 차이를 알고 구분할 수 있겠지만 이젠 그게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이 글 앞에서 계속 말해 왔듯이 다이나믹 쪽은 이런 면에 있어서 아직 통일된 어떤 일원화랄까 기호화의 과정이 완전치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당장 제게는 TV판 데빌맨 그림은 위화감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원작판 데빌맨 그림의 지지자입니다만, 그 원작판 그림도 이미 각종 피겨 쪽의 테라다 카츠야 디자인이나 AMON 코믹판의 키누타니 유우 등 여러 사람들이 고쳐 그린 새로운 비전들이 또 잔뜩 나와 있거든요. 결국은 원작 그림이란 게 오피셜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의 기준으로만 남아 있다는 점에서 데빌맨은 외려 '모두가 다 오피셜이다~' 라는 식의 데즈카 오사무 만화 캐릭터들과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같은 다이나믹 작품 중에서도 마징가Z는 사실 상 토에이 TV판이 메인이고 오피셜이지, 원작만화판 그림은 외려 사도가 되어 있죠. 일종의 일원화가 되어 있지 않은 셈입니다. 게다가 슈로대 등을 거쳐서 미묘하게 왜곡된 그림들도 잔뜩 나와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진짜 원전을
  사실 원전을 굳이 따질 필요도 없긴 합니다. 마징가Z의 디자인은 결국 토에이 TV판에 맞추는 게 오피셜이겠지요. 하지만 리메이크나 재창조의 시대인 지금에 와서는 현대적인 업데이트나 리파인을 요구하는 층이 있고 또 그런 것 때문에 미묘하게 뜯어고쳐진 디자인이나 좀 더 원작만화 풍에 근접한 느낌을 가진 그림들도 없을 수는 없을 겁니다
  또 다이나믹 프로 내부에서도 마징가Z를 그릴 때에 나가이 고 그림과 이시카와 켄 그림, 오다 코사쿠 그림이 다 따로 구분 되며 이게 또 각각 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명실확부한 연속되는 패러랠 월드의 취급이 됩니다. 즉 미국 코믹스 스타일처럼 작가마다 다 다른 비전과 캐릭터, 스토리를 갖고 있는 거대한 연장선이 되는 거죠. 이 쪽은 어느 쪽이 오피셜이다 라고 따지기가 힘들고 의미 없는 쪽이라고 하겠습니다.

 = 그나마 데즈카의 경우는 여러 후학들이 '경의'를 담는 측면에서 비교적 온건하게 계속 자기 스타일로 그려져 왔고, '신'이라고 불리는 데즈카 선생 본인의 스타일이 거의 보편화 되었다고 할 정도로 강하게 남았기 때문에 누가 그려도 디테일 차이다 정도로 넘어가고 다 원작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굳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말하면 사람은 신을 포용할 수 없지만, 신은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거지요. 데즈카 원작에 우라사와 나오키 그림의 '플루토' 같은 경우도 있듯이 말이죠) 그에 비하면, 다이나믹 프로 작품은 이미 나가이 고 한사람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미에서 다양한 비전이 존재할 수 밖에 없고 그게 서로의 이미지가 충돌하는 수준으로 남아 있다는 말이 됩니다.
  또 마츠모토 쪽에서는 이런 그림의 일원화 덕분인지 의외로 골수팬들 덕분인지 몰라도, 꽤 괜찮은 수준의 애니메이션이 들어가 있는 야마토라던가 코스모 워리어 같은 게임들이 나와 있긴 합니다만, 막상 다이나믹 쪽에선 어정쩡한 수준의 리메이크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꽤 많아도 그게 오피셜이 되기엔 약간 힘이 부치는 데다가 게임 쪽에서는 그렇게까지 빛보는 물건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다이나믹 관련에서 마지막 할 만한 게임은 결국 [겟타로보대결전] 정도인가 싶기도 하고요. 사실 이 것도 약간 미묘한 수준의 게임입니다만.
  물론 이런 한 캐릭터의 여러가지 방향으로 해석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소위 개인의 취향과 기호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일단 제가 생각하는 바로는 이런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 그림 관련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내용적으로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딱 TV판 그렌다이저가 종료하고 몇년 쯤 지난 시점에서 극장판의 세계관이 끼어들어간 크로스오버 세계관의 패러랠 월드가 연속되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재미는 있지만 사실 내용적으로는 너무 전형적이고 범생 스타일인 마징가 극장판 시리즈의 반복입니다. 상황은 극장판과 거의 비슷한 체 크로스 오버에 의한 게스트인 데빌맨과 큐티 하니가 끼어들어갔다는 정도이고, 겟타와 싸웠던 적이 이번엔 그레이트와 싸운다거나 하는 식으로 상대만 바꾼 리턴 매치 수준이라고 하겠습니다. 후반에 가면 야누스 후작이 나오는 등의 전개가 있지만 사실 이건 그레이트 마징가 TV판 내용과 겹치는 코드거든요. 2권 예고 그림 쪽이 더 기대가 되는 것도 현실입니다.
  아무래도 이런 전형적인 전개는 이 웹코믹의 원전에 해당하는 '클릭만화' 시리즈의 내용에 데빌맨 같은 애들만 끼워 넣었다는 정도이기 때문일 겁니다. 즉 클릭만화의 보강판 수준에서 출발한 내용이고 전개이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 신선한 느낌은 아닙니다만, 이런 옛날 느낌나는 전개와 흐름 만으로도 아직까지 사람들의 시선을 끌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이 다이나믹 프로가 쌓아놓은 '친근함'이 아직 먹힌다는 것일 겁니다.
  이 작품은 이 작품대로 일종의 준 오피셜 급 속편으로 가치가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다이나믹 프로 전체 작품에 대한 집대성으론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대칭되는 위치에 마이너 캐릭터들(으흐흑, 안습의 지그…)을 모은 [강철신 지그]가 따로 존재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강철신 지그에 대해서는 뒤에 첨부하도록 하고…).

  결론은 수퍼로봇대전 같은 2차 창작물 만으로는 다이나믹 혼을 만족 시킬 물건은 나오지 못한다는 것. "필요한 놈이 직접 만들어" 레벨 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작판 겟타와 TV판 겟타의 크로스오버 정도는 하나 만들어줘도 좋잖아~'라던가, 누가 '프리드 성에 아이들의 비가 내렸다~' 같은 수준의 더 강렬한 물건을 만들어주면 안되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 정도 수준의 애들 보기에도 적절한 내용은 게임이나 TV 애니로 가고, 외려 보는 사람이 한정된 웹 코믹 쪽이 원작만화판의 잔혹함이나 자극적인 요소를 살리는 데에는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제 생각이지만요.
  아니 저는 다이나믹 히어로즈의 TV판 정통 노선에도 불만은 없습니다. 폭력은 적지만 그래도 닥터 헬이 큐티 하니를 붙잡아서 신체검사를 실시하는 등의 에로 노선은 나름 꼼꼼히 챙기며 달려주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느핫핫.
  사실 이런 쪽은 정말 미묘한 개인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에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의 코마츠하라 변형 스타일에도 '불만보다는 감심'이 먼저가 되긴 합니다.
  다만 이 웹코믹 원작의 다이나믹 히어로즈가 진짜 오피셜이 될려면, 역시 '많은 사람들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팬 층이 두터운 쪽이 결국 오피셜로 남는 것이 이런 인기를 먹고 사는 창작물의 세계인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혁신적인 신규 디자인 보다는 적당한 반복과 적당한 눈가림 정도로 분위기만 맞추는 수준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는 그런 적당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짜 옛날 마징가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걸 바라는 사람들에겐 미묘하게 받아 들여질 가능성이 큽니다만, 전혀 먹히지 못할 물건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수많은 태권브이 프로젝트가 그 미묘한 위치에 따라서 좌초되거나 아니면 기껏 나온 리메이크(이 작품과 같은 웹 코믹인 '브이')가 옛날 팬들에게는 좋은 반향을 얻지 못하는 것과 달리, 이런 골동품 스러우면서도 적당히 '표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수준의 물건이 상업적 가치를 갖고 존재할 수있다는 자체는 분명 부러운 일입니다.

  = 최근에 나오고 있는 애니메이션 [강철신 지그]는 어떻게보면 결국 이 '클릭만화' 시리즈와 [다이나믹 히어로즈]에 출연하지 못한 다이나믹 작품들의 집합이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과적으로 또 다른 다이나믹 프로 작품군들의 내용들을 짜집기한다기 보다는 옛날 강철 지그 후반부 이야기를 다시 재창조한다는 느낌으로 흘러가고 있어서 미묘하긴 합니다.
  다만, 이 [강철신 지그]와 [다이나믹 히어로즈]를 통해서 생각하는 것인데, 다이나믹 프로가 바라는 것은 어떤 의미론 마블이나 DC 코믹스 같은 그런 세계관이라고 하겠습니다.
  따지고보면 마징사가나 Z마징가 같은 것도 같은 캐릭터를 여기저기 다른 평행 우주나 대체 우주에 던져놓고서 이리저리 꼬아가는 아메코믹 스타일의 '변주'란 느낌이거든요.
  다만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가 마징가 시리즈와 데빌맨과 큐티 하니 등 비교적 메이저한 위치의 다이나믹 작품들을 코마츠하라 그림의 연장선 밑에서 하나로 묶어서 통합세계관 하에서 기호화시키는 과정이라면, [강철신 지그]는 지그를 필두로 다이나믹 프로의 여러 마이너한 작품을 애니메이션 감독인 카와코에씨 개인의 입장에서 싸잡아다가 재배치하고 있는 그런 쪽이라고 하겠습니다.
  [강철신 지그] 같은 경우엔 여기저기 카메오로 숨어 있는 다른 작품 캐릭터의 인용이, 어떤 세계관의 통합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대체 우주'에서 다른 작품 캐릭터들이 이 강철신 지그 안에서 원작과 다른 위치에 놓여있게 되는 것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다만 한번 이미지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굳어지게 되면, 이 강철신 지그에서 카메오 수준으로 나왔던 캐릭터들이 나중에는 자기들이 본래 있던 본가 작품에서도 지그 캐릭터로 쓰였을 때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속편이나 외전과는 또 다른 형식 구현을 통해서, 다이나믹 프로는 데즈카 오사무 이후의 정통적인 일본 만화나 마츠모토 레이지의 얼렁뚱땅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와는 다른 미국 코믹스 스타일의 '복합 세계관'에 더 가깝게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의 캐릭터들이 반드시 하나의 인격도 아니고, 결국 어떻게 보면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나 [강철신 지그]는 결국 의외로 전형적인 아메리칸 코믹스 스타일의 크로스 오버 전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이나믹 히어로즈가 여러 수퍼히어로들이 모이는 저스티스 리그의 위치라면, 강철신 지그에 숨어있는 다른 작품 캐릭터들은 [헐크] 애니메이션 판에 나와서 분노에 떠는 헐크에게 너의 분노를 가라앉혀라~ 라고 조언하는 '고스트 라이더'를 보는 꼴이 되는 거지요.

  어쨌든 이런 연장되는 세계관 속의 역사와 시공은 계속 바뀌는 것이고, 따지고 보면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도 가장 '정통에 가까운' TV애니메이션 마징가 시리즈의 속편이라기는 조금 미묘합니다. 일단 외전이자 패러랠 월드에 가까운 극장판 마징가 시리즈의 이야기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TV 시리즈 세계관 뒷 시점이면서 극장판 시리즈의 에피소드가 일어난 세계라는 것은 또 하나의 패러랠 월드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단 여기서는 왕년의 악당 '닥터 헬'이 살아 있거든요. 그레이트 마징가 TV판에서는 지옥대원수가 되었던 아저씨가 말이죠. 뭐, 외계인의 음모던 팬서 크로의 흉계던 간에 이 아저씨가 여기서 짠 하고 나오고 있는 이유야 얼마든지 가져다 붙일 수 있겠고 또 그런 의미로 보면 TV 시리즈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하여튼 이 사람이 살아서 다시 나오는 시점에서 의문은 계속 남고 새로운 세계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덕분에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 2권을 더 궁금해 하면서 기다릴 수도 있는 거구요.
  그런 의미에서 이 만화의 전개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코믹스의 크로스 오버물에 해당됩니다. 수퍼맨과 원더우먼과 배트맨이 함께 나오는 '저스티스 리그' 같은 시리즈인 거죠. 다만 아메코믹에서는 저스티스 리그의 이야기가 각자의 본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만, 이 경우에는 후일담이란 형식으로 오리지날 TV판의 설정을 가급적 건드리지 않은 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고 슬쩍 도망치는 전개가 되고 있기도 하거든요. 유명한 엑스맨 원작만화 시리즈에서도 소위 오리지날의 'X-MEN' 시리즈와 이후의 Ultimate 였던가 기타 등등 새로운 설정과 내용이 적용된 신 시리즈가 존재하듯이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요. 미국 애들이 심심하면 써먹는 '대체 우주' 이야기라던가 기타 등등 가져다 붙여서 합리화할 말은 많지요.

 - 일단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는 단행본으로는 2권까지 나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웹 코믹 쪽 분량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인 백금기사님의 제보에 따르면 최근에 드디어 가부토 코지가 원조 마징가Z를 타고 '우주의 마신'인 그렌다이저와 나란히 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복권' 되었다고 할 말할 수도 있습니다만, 거기서 느끼는 것은 단순한 감격이나 어렸을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그런 '만회'의 쾌감 뿐이 아니라, 묘한 부러움과 질투 같은 감정도 느껴진다는 것이 '2차 소비자' 입장인 한국인의 슬픔일까요.
  '태권브이'는 이제는 관짝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도 있고 그냥 과거에 묻어두어야 할 흑역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런 복고적 스타일이던 아니던 다시 복권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것이, 오랫동안 남의 것을 바라보며 동경해온 입장에서 그나마 가꾸어야 할 문화 코드에 대한 애정 차이를 느끼게 되는 측면에서 묘하게 상충되는 기분이 됩니다.
  뭐, 최근의 웹 코믹 '브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생각을 정리할 셈입니다만 개인적으론 그 방향 말고도 다른 방향도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야기할 만한 가치는 충분히 많이 있다고 봅니다.

  하여튼 이 책에는 2권을 기대할 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유년기의 청춘을 마징가와 함께 보냈던 사람이 아니면 이 책의 가치는 그렇게 높게 보이지 않을지 모릅니다. 슈로대 팬들이 보기엔 이 작품은 너무나 다이나믹 테이스트가 넘쳐서 건전무쌍하니까 말이죠. 허허허.
  모 2차창작물 게임처럼 시체와 유령을 몰고다니는 변태 할아범이나 철구와 식칼에 목숨을 건 바보 아저씨들도 없고 로리와 글래머를 오가며 육체미로 뇌살시키는 가짜 수호신도 없습니다. 여기에 존재하는 것은 오직 다이나믹 캐릭터들. 어디선가 '그로이저X'라던가, '고바리안'이라던가, '수신 라이가' 같은 애들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지만 그런 건 일단 제쳐놓고 "너희는 다이나믹 히어로즈에는 못나와도 강철신 지그에 나오기를 빌어주마" 라고 한 마디 해주는 수 밖에요. (웃음)
  마지막으로, [강철신 지그]와 [다이나믹 히어로즈]를 보고 있으면 생각 나는 것 중 하나가, "사쿠라대전 같은 것도 계속 팔아먹는데 '마징가 엔젤'은 OVA 내주면 안되겠니?" 하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마징가엔젤이 사쿠라대전 풍의 게임으로 나오는 것도 골때리긴 하겠다는 생각도 드는 소재인데. 플레이어의 분신인 주인공은 노나카 박사(…)와 함께 마징가 엔젤을 서포트하는 남자 직원 중 한명이 되고, 배드 엔딩은 사야카가 옆 동네 학교에 다니는 코지를 만나는 걸 구경하는 구경꾼 입장이 된다거나 하는 식으로…(자폭). 그저 그레이트 미네르바 디자인이 아깝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도 한심하지만 말이죠.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오피셜이 이딴 짓을 할 수 있는 물 건너가 부러울 뿐" 이라고 할까요. (오덕후들이나 좋아하는 골동품 만화라고 하더라도, 이런 골동품 재탕도 제대로 나와주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자기네 문화를 사랑한다고 주장하는 자칭 애국자들이 지껄일 수준은 이미 넘었다고 하겠습니다.)


:DAIN.



P.S. : 이 책을 구해주신 지인 백금기사님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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