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4
기생수 Part 1
※ 영화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읽으실 때 주의를 바랍니다.
일부 부분은 스포일러를 가리기 위해 글자 색을 바꾸는 등의 처리가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안 보이는 부분은 마우스 드래그를 하면 보일 겁니다…)
기생수 파트1
(익스트림 무비 시사회 관람 :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7관)
: 시사회에서 본 지는 며칠 되었습니다만, 이런저런 잡 생각의 정리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덤으로 쓸데없이 읽기 귀찮은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영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상하편의 상편에 해당하기 때문에 완결이 안되는게 문제 아닌 문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하편 '완결편'을 기대하게 됩니다.
국내 흥행이 괜찮아서 완결편도 무사히 수입되어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1/2
: 하나의 원전을 가지고 다양한 매체 전환을 통한 멀티미디어 머천다이징 전개에서, 원작과 성공적인 차별화에 도달한 결과물
감독 : 야마자키 타카시
각본 : 코자와 료타, 야마자키 타카시
주연
이즈미 신이치 : 소메타니 쇼타
미기(오른쪽이) : 아베 사다요
타미야 료코 : 후카츠 에리
무라노 사토미 : 하시모토 아이
미지의 생명체가 인간의 존재의의를 물어본다
- 이 영화의 원작이 되는 만화 "기생수"란 작품은,
냉전 시대나 매카시즘 같은 이념적 소재의 비틀린 SF코드로 취급되기 일수였던 흔히 말하는 '바디 스내쳐' 변형 계열의 SF호러 코드가,
일본에 들어와서 만화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손을 거쳐 (정치적 이념적 면은 약간 줄이고) 좀더 시니컬한 면을 강조하면서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점 같은 것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정서인 인간성이나 인간의 존재의의, 환경 문제 같은 것을 파고들면서 기존의 SF호러 장르물과 차별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걸작 만화라고 하겠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는 어느날 알수 없는 생물체가 몸에 기생하게 되고,
기생당한 이후 신이치의 오른 손은 자아를 갖고 있는 다른 지적생물 '오른쪽이'가 되었다.
신이치는 오른쪽이와 함께 인간들에게 닥쳐오는 위협과 이변과 조우하게 되는데…
= 원작 만화는 제목 그대로 다른 생명체에 '기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인간에게 기생하면서 살아가는 '인간 이외의 지적생명체'인 패러사이트 와의 조우를 통해서,
인간이 보통 생각하지 못하던 인간적인 면모나, 인간의 존재의의 등을 묻는 제법 시리어스하고 생각할 여지가 있는 내용이었고,
소위 소년 점프 연재작인 드래곤볼 등으로 대표되는 소년 만화가 아닌 청년지 계열 작품 중에서는 상위권의 흥행 결과를 거둔 작품에 속합니다.
그리고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삼아서 영화로 만든 이 영화판 '기생수'에서는 아무래도 원작 만화보다는 좀 더 일반적 드라마에 가까운 인상으로 가족영화적인 면모를 강조하며,
요새 해외의 인기 드라마 '워킹 데드' 같은 작품을 의식하여 묵시록적 분위기를 살짝 가미하는 와중에 좀더 무난한 플롯+감정 라인의 각색을 타서 전반적으로 좀더 보편적인 '호러 액션'에 가까운 인상의 영상물로 각색된 성공적 결과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미디어 전개와는 좀 달리 표현 수위적 문제나,
극장용 상업 영화의 시간적 문제 같은 여러 이유들 때문인지 몰라도,
원작 내용의 서브 플롯이나 조연들 일부가 커트되어 나오지 않는 등의 미묘한 각색이 이루어졌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원작의 엑기스를 잘 살리고 있는 실사 영화판으로 거듭났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시니컬한 원작의, 보다 무난한 호러 액션 드라마 이식
-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감독 야마자키 타카시는 과거의 작품군에서 은근히 가족주의적이라고 할까,
무난하다면 무난한 정서를 자극하는 작품 내용 중에 SF나 호러 등의 장르 코드를 녹여내고 있는 가족영화+모험영화에 가까운 정말 복고적인 가족 주의 정서를 담은 영화들을 만들어왔던 것 같습니다만…,
야마자키 감독의 과거 대표 흥행작 'ALWAYS~3번가의 석양' 시리즈 같은 경우도 현재 일본의 특수촬영 기술로 50년대, 60년대의 일본을 재현하며 시각적인 놀라움을 뿌리고 그 위에 회고적 정서를 통해서 가족애 같은 것을 되새기는 복고적 가족영화들이었고,
"쥬브나일" 같은 아동 대상 SF영화도 (어른이 보았을 때) 어렸을 때의 동심 같은 것을 통해서 현재를 살아갈 의욕 같은 것을 다시 찾자는 정도의 '밝고 긍정적인' 상업 영화를 (그 완성도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전문적으로 파고들었던 결과물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원작 만화가 좀더 시니컬한 태도를 고수하며 '이런게 아닐까~'하고 결론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는 양쪽 모두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결론을 단정짓듯이 '무미건조하게' 사건만을 툭툭 던지고 있다는 느낌으로 '무난한 연출'로 계속 일관된 흐름이랄까 템포를 고수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연속 '드라마' 같이 그려지고 있으며~
결론적으로는 역시 상업적 측면을 더 어필하고 있다~는 인상이 남습니다.
= 이 기생수 실사영화판도 그런 감독의 작품군 연장선 위에서 원작이 갖고 있는 '호러 액션'이란 서브 장르물의 자극 코드들을 나름대로 잘 살리면서,
동시에 원작의 주제의식과 가슴을 울리는 면을 살리며 제법 인상적인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 작품이 성공적인 것에는, 원작이 갖고 있던 시니컬함이나 자극적인 면모 속에 우러나는 인물 묘사를 통한 인간성이나 주제 의식에 대한 의문에 사람들이 공감했던 것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의구심과 청소년기의 '나는 누구인가' 식의 자아 추구 같은 면도 분명히 갖추고 있는 성장물이기도 한지라,
주인공 만큼이나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내는 '오른쪽이'의 비중도 큽니다만…
다만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고뇌하긴 하지만,
자신과 인간에 대한 의심보다는 여러 잔혹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의지와 극복에 좀 더 중심이 실려 있고,
그 와중에 오른쪽이의 비중도 달라지고…
결과적으로 다크 히어로에 가까운 어떤 '결심'을 통해서 확실히 선을 긋고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영화 모두 신이치와 오른쪽이의 관계가 원작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지게 연출되고 있기도 합니다.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오른쪽이의 목소리 연기가 여성 성우 히라노 아야에 의해 연기되는데,
덕분에 아이 같은 '순수함'과 귀염성이 강조되고, 주인공과 함께 성장하는 '아이'의 측면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만…
이 영화판의 오른쪽이는 남자 배우가 목소리와 동작 연기를 맡아서 연기하며,
좀더 버디 물~스러운 '동반자'에 가까운 느낌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른쪽이의 느낌이 그렇게 다르게 그려진 덕분에, 주인공이 다른 희생자들처럼 기생생물에게 먹혀서
(또는 변이되면서) 자기 의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역으로 오른쪽이를 통해 힘을 얻었다는 의미로
변화 + 변주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점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편이기도 한데,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나 오른 쪽이가 좀더 '캐릭터'로써 귀여운 쪽으로 개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역시 상업적 측면에서 어필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20세기 소년에서 21세기 일반인 대상으로의 전환 과정
- 우선 원작인 만화 [기생수]와
이 실사영화 '기생수' 하고, 애니메이션판 '기생수 세이의 격률' 간의 차이를 통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른 매체를 통하여 차별화되는 개성을 얻었는지 개인적 생각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일단 원작에서 주인공 신이치와 신이치의 오른 손에 기생한 '오른쪽이'의 관계가 생각보다 복잡한 플롯을 통해서
변화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어 가는 것처럼 가졌다면,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주인공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함께 성장하는' 성장물에 가까운 인상으로 재정립 되었다 할 수 있겠고,
이 실사영화 '기생수'에서는 신이치와 오른쪽이의 관계는 좀 더 드라이하면서 버디물 스러운 정도의 '공동체'이며
신이치는 오른쪽이를 통해서 막장화 되어가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얻은 정도로 묘사됩니다.
( 덤으로 주인공 신이치는 이 영화 마지막에서 '공존'을 포기하고 싸움을 통해 (일상의) 평화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다크 히어로적인 선언까지 해버리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원작 만화와 '결심'의 시기가 달라서 뉘앙스와 해석도 변화합니다… )
사실 이런 면모는 기생수 이전에 좀더 오래된 (1972년작) 고전 만화 '데빌맨'에서 나왔던 요소인,
인간 외의 존재와 공존과 협력 같은 것을 다루던 것을 좀더 현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한 것으로,
한 작품에서 보여지는 대상 내용이
각각 다른 매체 차이, 각색된 시대 차이에 따라서 달라진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하나 매체 차이를 놓고 비교해 본다면…,
일본이 가장 안정적으로 보였던 1980년대 후반에
대학생 대상의 월간 만화잡지 애프터눈에서 연재되던 원작만화 '기생수'는
칼로 판 목판화 그림을 떠올릴만한 거친 그림의 잔혹한 자극과 동시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의문'과 고민에 중심이 실려있었다고 볼 수 있다면,
2014년 후반부터 현재까지 방송중인 '심야 애니메이션'인 [기생수 세이의 격률]은
원작 만화에서의 잔혹한 장면을 가급적 자르지 않으면서 25분짜리 24화 분량에서 드라마 템포를 유지하며 최대한 원작의 플롯과 인물을 살리는 방향을 따르면서도 소위 오타쿠로 통하는 젊은 애니메이션 향유층 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게 그림체의 변화 및
좀더 이해하기 쉬운 연출의 변화로 '요즘 애니메이션 스타일'로의 변주를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실사영화판 '기생수'는 2시간 정도의 상업영화의 시간적 측면 때문인지 몰라도 원작에서의 모든 사건이나 서브 플롯을 다루진 못하고 있고,
그 외에도 일본에서는 PG12라는 등급 설정 때문인지 올라도 넓은 연령층 대상 작품에서 다룰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학교 폭력이나 이지메 같은 껄끄러운 소재 및 그런 소재에 관련된 일부 조역 캐릭터들은 과감하게 잘라냈으며,
동시에 등급 제한 같은 측면에서 표현의 한계에 부딪치면서도 최대한 원작의 고어하고 잔인한 묘사를 살리는 등, 쇼커나 호러 장르의 재미도 최대한 추구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로,
이 영화가 한국에서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소위 18금 등급이지만
일본에서는 PG12 등급, 즉 12살 이상은 부모 동반 입장 가능~ 등급이란 점입니다.
즉 일본에서는 미국 메이저 영화사의 블록버스터처럼 대규모 흥행을 기대하고 수위를 낮추어 조정했고
그 와중에서 작품의 서브 플롯인 주인공을 괴롭히던 학교 폭력 문제나 불량배 관련 이야기 등등의 일부 소재가 표현 수위나 소재 문제 상 영화판에서는 삭제되어 버렸고, 동시에 일부 사건 전개들이 표현 수위 관련으로 연출적 측면에서 살짝 다르게 변경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처음으로 만난 다른 기생생물은 '개에 기생한 타입'인데,
개의 몸이 쫙 벌어지며 날아오는 것은 표현 자체의 어려움과, 관객들에게 동물 학대 측면으로 받아 들여질 수도 있는 등의 민감한 소재이기 때문에 일본 외의 다른 국가에 수출을 생각한다면 조금 신경을 써야 할 꺼리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지 아예 빠져 버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막상 영화 본편 중에서 신이치가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부분을 표현하기 위한 '죽은 개의 시체 처리' 관련 부분은 약간 변형 변주하긴 했지만 자르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역시 '괴물 개'는 아무래도 동물 애호가의 공격 거리가 될 수 있다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실사 영화에서는 어찌저찌 그냥 빠져버렸습니다.
학교 폭력 같은 경우는 주인공 신이치가 화장실에서 두들겨 맞거나 하는 부분이 빠지거나,
기생된 이후 신체능력의 변화가 생긴 신이치가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는 중에 멀리에서 골을 넣는 부분에서 영화에서는 그냥 골을 넣고 끝났지만, 원작에서는 히로인을 좋아하는 다른 남학생과 싸우는 부분이 있는 등 미묘하게 내용의 편집과 변화가 있습니다.
그 밖에도 인간에 기생한 기생생물을 신이치와 오른쪽이가 처음 접하는 부분도 원작 만화에서는 동네 공터였고 애니메이션 판에서는 으슥한 뒷골목으로 바뀌었지만,
실사영화판에서는 오픈하지 않은 식당(=중국집) 안 주방으로 바꾸면서 종래의 좀비 영화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던 좁고 답답한 실내 기믹으로 호러 분위기 조성 및 실내 조명 특성을 살린 명암 조절로 (어두운 조명 빨로) '붉은 피'를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부분을 기술적 수위적으로 조정하여 전반적인 (고어함) 표현 수위를 약간 바꾸면서,
다른 매체 판과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실사영화판은 다른 매체와는 다른 '수위 조절'을 하고 있지만,
막상 PG12 등급 한계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원작의 기괴하고 잔혹한 연출은 가능한한 살리고 있으며,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던 기생생물이 어느 순간 '몸 전체가 입이 되는' 형식으로 쫘악 벌어지는 괴물로의 변화 같은 묘사는 일단 가능한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식의 '어른의 사정'에 따라 생긴 변형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외려 한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최대한 성의를 다해 묘사했기 때문에 더 인상적으로 살아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지만,
야마자키 감독의 과거 작품인 '우주전함 야마토' 실사영화도 결국 일본의 PG등급 수준 안에서 표현을 어느 정도 제약하고 있었고 (구체적인 외계인을 보여주지 않는 등으로)
적 세력의 묘사가 두리뭉실하게 퉁치고 지나가듯이 정치적 비유나 폭력적 묘사를 줄이는 식으로 표현의 한계에 묶여있는 체로 진행된 결과로 전반적인 완성도에 문제가 되어 애매한 퀄리티가 나왔던 것에 비교한다면,
반대로 이 영화판 '기생수'는 그런 상업적 등급적 제한과 부딪치면서도 최대한 한계까지 표현하는 식으로 가능한한 원전의 기괴함이나 폭력적 묘사를 잘라내지 않고서 좀더 정성을 들인 때문인지 몰라도,
전반적으로 더 주목도가 높고 인상 깊은 결과물이 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폭력적 측면이나 그런 쪽에 민감한 탓인지 몰라도 이 영화가 18금 등급입니다만,
일본에서는 메인 스폰서인 '일본 텔레비', 줄여서 '닛테레'로 통하는 방송국이 스폰서로 끼면서 그런 영향인지,
아니면 기술적 문제나 제작비 안배 탓 때문인지 몰라도 PG12 등급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PG12 등급에서는 표현에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제법 높은 고어 농도와 폭력성을 갖고 있음에도 막상 교묘하게 '붉은 피'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거나,
기생생물이 사람을 먹는 식인 장면에서도 잘린 팔이나 신체 훼손등은 나와도 직접적으로 살을 뜯거나 씹는 등의 구체적인 묘사는 교묘하게 회피하는 것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원작 만화의 구체적인 묘사와 차별되는 '분위기'를 가지고 표현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습니다.
표현 수위와 상업성, 각색의 상관 관계
- 아무래도 심야 TV보다는 더 넓은 연령층이 접하길 바라고 만들어진 극장 개봉용이기 때문에 조금은 수위 조절이 된 부분이 있다고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과물 자체는 외려 그런 수위 조절과 내용 편집에 따라서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더 콤팩트해지고 이해하기 쉬워진 면이 외려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이나 소위 불량아들 관련의 서브 플롯이 사라지면서 원작 만화의 희생자 캐릭터 중 하나인 '카나'가 이 영화판에선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따라 러브 인터레스트 부분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 '호러 액션'이란 측면이 강해지고 일관적으로 다크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쪽으로 조정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또 원작 만화에서는 주인공 신이치가 아버지와 어머니, 양친 모두 살아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 실사 영화판에서는 신이치의 아버지가 나오지 않고 어머니와의 이야기만 중심으로 다루어지면서 작품이 말하는 태도나 내용 배치 등이 좀 바뀌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각색은 전부 '어머니'에게서 나오는 셈이라서,
이 영화의 각색에 조금 불만을 갖는 사람들 대다수는 신이치와 어머니의 이야기가 바뀌면서 '큰 비극의 흐름에 흘러가는 희생자'였던 신이치가, 나름대로의 강한 의지를 가진 다크 히어로로 바뀌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작 만화에선 부부여행을 떠났다 기생생물에게 공격 받은 아버지가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일을 믿어주지 않기 때문에 무책임하다 싶을 정도로 '내가 착각했다' 하는 투로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아들~에게도 사실을 감추어 말하는 부분에서 기성세대의 완고함이나 자기당착 같은 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역으로 서로 진실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인간의 '거짓말' 같은 면을 조명하는 심리적 면모는 영화판에선 사라지고,
가족영화적인 정을 강조하는 전개와 연출로 조금 더 일반적인 대상층을 노리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영화 마지막에는 주인공 신이치가 모든 기생생물을 없애 버리겠다고 강하게 어필하는 다크 히어로 적인 요소를 첨가하면서 다음편으로 이어지는 엔딩 뒤의 예고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신이치가 다크 히어로가 되어 기생생물들을 척살하고 다녀도 별로 보람이 없었던 것처럼 보일 정도라서…
본편에선 결국 주인공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게다가 마지막에 히로인의 병실 안 장면에서 몇년 전의 한국영화 '추격자'에서 마무리 부분의 병실 장면이나,
다크 나이트 같이 결말이 유보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영화는 전편이고 '완결편'인 후편이 나와야 하는 마당이니 어쩔 수가 없기도 하고요…
결국 이 영화판은 원작 만화 팬에게는 아슬아슬하게 합격점 수준으로 (서브 플롯을 쳐내서) 이야기를 축약한 정도의 각색이고 같은 원작의 애니메이션 '기생수 세이의 격률'과 비교한다면 25분짜리 24화 분량으로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 쪽이 상대적으로 느긋한 템포로 원작의 인물과 플롯을 더 많이 살리고 있긴 합니다만,
영화판은 SF이면서 호러이며 복잡한 코드가 복합되었던 위치였던 원작과는 달리, 독자적인 방향을 타면서 확실하게 호러 액션 쪽으로 방향을 고정했다고 생각됩니다.
= 어쨌든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TV에서 방송이 가능한(!) 수준의 호러 액션 영화로 제법 적절하게 현재 '일본의 일반인 관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Shocker와 Action의 사이에서 중용을 지키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의 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겠습니다.
그래도 사실 일본에서 이 작품은 PG12 등급이라 (12세까지는 부모 동반으로 볼 수 있는) 피는 가급적 직접 보여주지 않거나 아니면 어두운 환경 속에서 색감을 바꾸는 식으로 검은 음영으로 처리하는 등의 꼼수로 넘어갔고,
구체적인 식인 장면은 원작의 묘사에 준하지만 파편이나 피가 떨어지는 등은 잘 안 보여주는 등 직접적인 묘사를 피하고 상상적인 면으로 묘사하는 정도로 그칩니다만…
처음으로 직접적 공격을 받아 죽음의 위기에 처한 주인공의 피가 말라 붙은 것은 그럭저럭 잘 나왔지만 직접적으로 '빨갛게 보이지 않도록' 어두운 배경에서 피가 나오게 한다거나,
좀더 자극적인 고어 씬을 감추는 여러 꼼수도 부리고 있긴 합니다.
결론적으로 PG12, 부모 동반 12세 관람가 등급으로 수위를 낮추면서 원작 내용과 인물 삭제 및 영화 시간 내에서의 플롯 정리도 있었겠지만,
이 영화의 각색은 지나치게 많은 희생자나 학교의 불량학생들 같은 껄끄러운 소재를 잘라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결과적으로 플롯을 단순화 시키고 이야기의 흐름을 빠르게 한 것이 일반적인 만화 각색 영상물에서 템포 조절에 실패해서 망가지는 것은 피하고 영화 나름대로의 '집중점'이 되어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게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각색을 거친 지금 이 영화의 경우도 아주 템포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원작과 영화 양쪽에 존재하는 "악마와 가장 가까운 생물은 인간인 것 같아"라는 명대사 자체는 영화에서도 여전히 나쁘지 않게 묘사되지만,
막상 그 대사의 앞뒤에서 신이치와 오른쪽이의 대화 전체와 그 대화의 뉘앙스를 완전히 살리는 것은 포기했다~라는 정도의 수준인 것입니다.
변화한 표현 방식, 취사 선택의 이야기들
- 결과적으로 감독 야마자키 타카시는 과거작 [쥬브나일]이나 [ALWAYS 3번가의 석양] 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가족적인 상업 영화를 모토로 이 작품의 내용을 재구성하여 꾸미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막스 부분인 신이치와 어머니에게 기생한 패러사이트와의 대결 부분이 이런 노선 변화를 극명하게 드러내는데…,
원작 만화에서는 기생생물이 방어하듯이 들어올린 '화상 입은 손'을 보고 신이치가 공격을 멈추지만,
영화에서는 반대로 기생생물이 육체를 완전히 지배 못하는 것처럼 '화상 입은 손'이 움직여서 신이치를 구합니다.
이건 사실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주제와 방향의 변화인데,
무게감은 좀 떨어졌지만 더 명쾌하게 인간을 (그리고 인간의 의지를) 긍정적으로 보는 쪽으로 변화를 주어,
주제를 약간 선회하였다고 하겠습니다.
그 밖에도 원작 만화에서의 서브 히로인 '카나'의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전체 이야기의 중심 플롯에서 좀 벗어난 '희생자'이며,
'내게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가' 같은 젊은 독자 층과의 공감 코드를 던져주기 위한 위치로 독자의 대리만족을 이끌어내는 도구에 가까운 동정적 시선의 입장이란 면에서 만화 독자에게서 감정적 흐름을 이끌어 내기 위해 (희생된) 조연 캐릭터 카나의 비중이 이 실사 영화에서는 아예 사라져 버렸지만,
뭐 그런 정도의 각색은 어쩔 수 없었다 싶기도 하고…
다만 원작에서 죽지는 않았던 조역 유코가 작 중에서 XXX의 머리카락을 뽑은 것으로 그의 정체가 드러나서 동강이 나서 죽는 부분은, 묘하게 '관심' 때문에 죽었던 카나를 비틀어 옮겨왔다는 인상이 들기는 합니다만…
(덤으로 정체가 드러난 XXX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투포환'이 '궁술'로 바뀌어서 아쳐 흉내~까지는 아니더라도 원작과의 차이점과 오른쪽이가 '학습'한 것을 응용하는 것을 영화 상영 시간에서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각색되었습니다… )
결국 카나 관련 서브 플롯은 상업적 측면에서 다루어 볼만한 이야기지만, 이 실사판의 주된 정체성인
'호러 액션' 측면에서 멜로적인 부분은 가급적 취사 선택되어 뒤로 밀려났다는 생각이 들고…
또 그런 취사 선택에 따른 한 쪽 방향으로의 '몰입'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데엔 도움이 되었다고 보입니다.
= 어쨌든 결국 이 영화는 야마자키 감독과 SFX팀 '시로구미'의 SF+호러 계열 영화 라인의 연장선 상에서 과거의 흥행작들처럼 좀 더 가족영화적 라인을 타면서,
원작 내에서 그려진 다양한 이야기를 최대한 상업영화 측면에서 '호러 액션'으로 성공적으로 단순화시켰다고 하겠습니다.
결과물로는 아주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2시간 가량을 극장에서 지켜보면서 즐길 수 있고 또 다음 편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원작의 내용을 더 살려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또 다음 편에선 중요한 에피소드를 최대한 살리지 않으면 작품의 발란스가 흐트러질 수 있는데,
본편의 완성도는 생각하면 나름 한 방향으로 굳게 세워진 만큼 적절한 각색과 이야기의 축약을 통하면서 끝까지 만족스럽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됩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괴물, 또는 악마 같은 인간'이었던 살인마 캐릭터 우라가미 이야기는 기생생물이 좀더 직접적으로 단순한 적에 가깝게 묘사되는 영화판에서는 잘릴거라 생각했는데,
엔딩 크레딧 뒤의 완결편 예고편에서 보면 결국 등장하는 모양이기도 해서,
하편이 좀더 원작 만화의 내용에 충실하게 나올거라 예측하게 되기도 합니다.
머 이것저것 죽 늘어 놓았는데,
어쨌든 그래도 일단 이 '기생수' 실사영화판은 과거 많은 사람의 추억을 공격한 드래곤볼 에볼루션이나
(사실 이 쪽이 진정한 우주쓰레기인) 캡틴 하록 3D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준수하게 뽑혀 나온 결과물임은 확실하다 생각합니다.
개인적 결론은 상업 영화로써의 완성도는 높지만,
원작의 각색에 있어서는 상업적 방향을 설정하면서 원작의 모든 요소를 살리기 보다는 취사 선택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완성도가 나왔다~라는 정도입니다.
기타 등등 + 여담 등등
- 여담이지만, 이 영화의 CG+특수촬영 관련에서 중심이 된 회사 시로구미(白組)는 1973년부터 시작되서 역사가 제법 되는 특수촬영+CG회사로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서의 CG하청도 제법 많이 관여한 회사입니다.
감독 야마자키 타카시도 이 회사 출신이며, 과거의 야마자키 감독 작품들 대다수가 이 시로구미 쪽과 작업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시로구미가 이 영화에서 CG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과거 [쥬브나일] 같은 작품에서는 모형의 디테일과 움직임에만 신경써서 실제 작중에서는 약간 가벼워 보이는 경향이 있는 CG가 많았다는 인상인데,
이번 기생수에서는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빠른 촉수의 움직임~이 나오는 액션을 약간 템포를 조정해서 가벼워 보이지만 그게 또 미묘하게 판타지 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데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주인공 신이치가 (작중에서 아직 성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원작보다 약간 약한 느낌이 드는 정도인데,
그럼에도 인간의 움직임 한계를 넘는 영역이지만 관객이 일단 볼 수는 있는 정도로 적당히 액션영화 스러운 액션 수준의 속도 표현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중용을 지키는 느낌으로 (촉수 액션 등등을) 컨트롤을 하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 야마자키는 언젠가 '나우시카'를 실사화 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는데,
이 영화가 흥행한다고 해도 지금의 일본 영화계에서 나우시카 같은 (돈 많이 들어갈 것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가 과연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 그래도 카네코 슈스케 감독이 말하는 '사이보그 009 실사영화판' 보다는 가능성이 높을 것 같기도 합니다… )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약한 부분은 각색이나 배우, 액션 같은 부분보다도 아무래도 음악 쪽이 좀 부족하다~라고 생각됩니다.
지나치게 과장되었다~ 정도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과다하게 쿵쾅거리는 편이라서 느긋하게 시니컬하고 다크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 영화의 음악이 약간 오버 센스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 판 쪽의 음악이 '과도한 오버 액션 중에서 이상하게 가라앉은 잔잔한 분위기'로 일관하면서 좀 일부러 장면과 미스매치를 시도해서 외려 더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시니컬한 기분을 끌어내려는 쪽이라면,
이 실사 영화판의 음악은 블록버스터 스타일의 웅장함을 의도했다기 보다는 옛날 30년대 호러영화의 음악처럼 시끌시끌한 분위기로 끌어 올려 놀라게 한다는 쇼커 형이란 인상인데,
결과적으로 좀 거칠거칠하달까 효과적인 매칭보다는 그냥 심심하지 않은 정도의 효과만 노리고 있다는 정도입니다.
( 엔딩 크레딧의 주제가는 애니 판 주제가와 일장일단이 있는 편인데, 어느 쪽이던 노래방에서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
= 미술적인 측면은 그냥 시로구미 작품 답게 약간 쓸데없이 더티한 면이 있다고 보고,
배우 쪽으로 넘어가서 이야길 한다면…
우선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 역의 배우는, 연기력은 나름 괜찮긴 한데…
과거에 만화 원작 영화 중에서도 전설급 졸작인 [데빌맨] 실사판에서 아역으로 출연했었는데,
감독이 그 아역을 보고 주인공으로 이 영화에 캐스팅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희생자~라는 측면의 연기에서는 제법 괜찮은 편이지만,
막상 주인공이 급박하게 변해가는 사건 상황의 변화 속에서 망가져 간다~라는 면에 있어서는 묘하게 '어안이 벙벙'한 상태랄까 조금 어리숙하고 그런 인상으로,
뭐 단순히 사건에 휘말린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정도의 해석이 적당하고 좋겠다 싶지만,
주인공 신이치가 희생자이면서 히어로인 측면으로 성장하고 변모하며 한 번 잃었던 감정을 되찾을 때의 묘사가 후편으로 미루어졌기 때문에 캐릭터의 완성면에 있어서는 후편 완결편을 보기 전엔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다만 배우의 연기는 기본에 충실하고 무난 이상의 것이었기 때문에 후편에서도 기대할 만하다고 판단합니다.
히로인 사토미 역의 하시모토 아이는 생각보다 어린 96년생이라 놀랐습니다.
( 솔직히 80년대 생쯤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이 캐릭터는 본편에선 그냥 수동적 입장으로 그치기 때문에,
역시 이 캐릭터의 연기에 대해서도 후편 완결편에서 결말을 보기 전에는 유보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마지막 결말 부분을 제외하면 철저하게 기능적인 캐릭터라서 (우라가미와의) 단 한 장면만 잘 나오면 모든 게 용서될 것 같습니다.
사실 서브 플롯의 삭제로 가장 피해를 본 것은, 따지고 보면 주인공과 가장 많은 교류와 밀고 당기는 입장이어야 할
이 히로인 캐릭터인 셈입니다.
주인공의 어머니 이즈미 노부코 역의 요 키미코는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역전재판' 영화판에서도 조연인 아야사토 마이코 역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기생수 영화에서도 스토리 상 도중에 퇴장할 수 밖에 없지만 아들을 생각하는 그냥 평범한 어머니가 비극적인 변모를 거쳐서 퇴장하는 과정을 연기하는 데에는 강한 설득력이 있는 연기를 묵묵히 보여주었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머니에 관련된 사건의 각색에 대해서는 '평이 갈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겠습니다.
우선 원작 만화에서는 결정타를 먹이는 것이 주인공 신이치가 아니었기 때문이고,
또 영화판에선 결정적 행위를 주인공이 하는 것으로 비극성이 강화되는 것과 동시에 영화판 파트1의 결말에서 더 폭력적인 다크 히어로 쪽으로 빠지는 적인 면모도 강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족영화 적인 측면이 강조되면서 영화판에서는 비중이 증가되었지만 대신 캐릭터 해석도 변해버린 셈입니다.
배우 아사노 타다노부가 다음 편에서 중요한 敵으로 등장할 '고토' 역인데,
파트 1에서는 마지막 부분에서 잠깐 '식사'를 하는 장면으로 나옵니다.
원작의 결말을 생각하면 후편 중후반에 조금 빨리 퇴장할 가능성도 있는데,
과연 얼마나 강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A 역의 이케우치는 얼굴이 낯이 익은데 출연작 중에서 제대로 접한 것은 없다시피 한데도,
묘하게 낯익은 얼굴이어서 다른 배우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어머니와 관련된 사건에 관련되는 식으로 내용이 각색 되면서 마치 스파이더맨과 벤 삼촌처럼 이 작품의 중심 플롯인 희생과 비극에서 '책임'의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변해버려서 평가하기 애매해지는 캐릭터입니다만,
원작에서의 비중을 생각하면 이 정도면 나름 존재감 어필이 커졌고 또 중요한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서 사실 상 본편에서의 최종 보스 급까지 올라간 셈이라 덕을 본 편입니다.
게다가 캐릭터의 사회적 포지션도 (경찰관으로) 상승해 버려서 묘하게 '관공서 불신'이 강한 한국에선 더 어필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 영화의 캐스팅에서 개인적으로 눈에 띄었던 것은 거의 카메오 수준인 교장선생 역의 호타루 유키지로~인데,
이 사람은 평성 가메라 시리즈의 조역 오사코 경부 역으로 나왔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본 작의 배우나 캐릭터 중에서도,
이 기생수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기) 캐릭터인 타무라 레이코의 경우는 본편에서는 생각보다 가볍게 다루어져서…
역시 완결편으로 넘어가야 캐릭터의 재현도나 완성도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본편에서는 그냥 일종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적인 면모가 강하게 그려진 '지적 탐구자' 악역취급인데…
타무라 레이코 역의 후카츠 에리는, 국내에서는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의 히로인으로 잘 알려진 배우로 속편 완결편에서는 과연 얼마나 밀도가 높아질지 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인간 같지 않은' 미묘한 얼굴 근육의 연기가 제법 괜찮게 묘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원작 만화에서는 타무라 레이코의 칼날 같은 초반 표정에서 마지막 퇴장 장면에서의 '변화'가 특히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는데,
실사 영화판에서는 완결편에서 과연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후카츠 에리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역시 또 '그 마지막 퇴장 장면'을 직접 보기 전엔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실사판 본편에서는 '지구상의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로 시작하는 오프닝의 나레이션이 사실은 그 녀의 생각이었던 것처럼 그려지고 있기도 한 타무라 레이코의 최후는,
데빌맨의 시레누 최후 장면 이상으로 감동적인 무엇이기도 하기 때문에 빠질 수는 없을 것 같고…
(고토와의 최종 결전 전에 잠시 쉬어가는 시골마을 할머니와의 에피소드가 빠지는 정도가 아닐까 예측합니다만…)
결국 이 실사판 영화는 작품 자체로 판단하기 힘든,
속편에서의 완성도와 함께 세트로 평가해야 하는 셈이라 대부분 진짜 중요한 평가는 '후편을 기대하세여'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쉽긴 한데…
(그 덕분에 글 정리도 오래 걸리고…)
어쨌든 전반적으로는 속편 완결편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높은 퀄리티의 실사 영화판이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일단 속편에서도 정치 계에까지 진출한 기생생물 관련으로 시청에서 기계로 인간과 기생체를 구별하는 거라던가 뭐,
그 밖에도 이런저런 원작 만화의 주요 에피소드는 거의 다 살려낼 거라고 예측해 봅니다.
국내 개봉은 뜻 밖이었고 실제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 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원작 만화와는 다른 의미에서 '좀더 보기 편하고 재미를 추구한' 상업 영화로의 완성도는 결코 무시할 수가 없고,
본편이 많은 관객을 동원하여 완결편 개봉도 문제 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 마음에 여유가 있는 생물이라니, 얼마나 멋진 일이야~ 같은 오른쪽이의 대사가 나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
(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론 완결편은 '괴물 같은 인간'인 우라가미의 시점에서 나레이션을 통해 신이치나 타무라 등의 행동을 보면서 재미있어 하는 식으로 처리하다가,
마지막에 빌딩 옥상에서 히로인을 인질로 하는 시퀀스에서 역전 되는 식으로 처리하지 않을까~
하는 망상에 가까운 상을 하게 됩니다만,
실제로 과연 어떻게 처리 될지… 좀 궁금 합니다. )
: 사실 글을 쓰다가, 속편 완결편을 보기 전엔 실사판 기생수의 완성도를 논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정리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해서,
내용적으로는 좀 중구난방에 정리가 덜 된 쓸데없이 긴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어쨌든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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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들이라 마음에 안드셔도 아무 말이나 덧붙이는 것은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