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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19

선광의 론도(旋光の輪舞) Soundtracks


 - 제목의 선광의 론도냐, 선광의 윤무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음악이 정말로 짧은 시간에 스쳐지나가는 선광이 될 것이냐,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이 될 것이냐…일 뿐.
  하지만 어떤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라도 진짜 섬광은 자신의 잔상을 사람들에게 남긴다. 무수한 슈터들은 그렇게 믿는다, …고 생각한다.

선광의 론도 사운드 트랙
旋光の輪舞 サウンドトラック

# SRIN-1025
# 2005년 9월 30일 발매
# 2500엔
# 수퍼 스위프
# 디스크 1매 / 25트랙 71분 40초

※ 언제나처럼 경어와 반말이 오가는 요상한 감상문이 되겠습니다. 쓰다 말고 묻었다가 다시 음악을 듣다가 감정이 되살아 날 때 이어쓰는 그런 식이라서…

멈추지 않는 춤에 어울리는 선명한 아름다움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아케이드 용 대전 슈팅 게임 [선광의 론도]의 OST. 타이토의 음악 팀이던 준타타 출신의 Yack.이 선보이는 몽환적이랄까 전뇌적이랄까, 하여튼 뭔가 독특한 분위기의 음악이 상당히 개성적인 물건입니다.
  Zuntata(준타타)라는 이름이 갖게 만드는 선입관과는 다른 의미에서, 이 Yack이란 이름이 주는 인상에는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흔히들 갖기 쉬운 선입관 때문에 슈팅 게임의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살짝 비틀리면서 기괴하지만, 그 안에서 내재된 미묘하고 섬세한 느낌이 뒤섞인 것이 또 묘한 개성이 되고 있다고 할까요.
  몇 마디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특유의 리듬감에 맞춰서 정말로 화면 안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은 현란함과, 여러 가지 심상이 들어 있는 은은한 멜로디가 뒤섞여서 게임을 안 해본 사람에게도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수작 게임음악, 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통파 테크노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전자음 특유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그 안에서 몽롱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것 하나 만은 정말 여전히 아트 급으로 잘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음악이 게임에 잘 맞는지 여부를 떠나서, 그냥 음악 자체의 첫 인상만으로 나름대로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걸물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음악이랄까. 이름 값 만으로도 충분히 추천가능한 그런 물건이기도 하지요.

 = 사람에 따라서는 미묘하게 취향을 탈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사볼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자켓에는 23트랙 까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음반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육성을 사용한 '가짜 성우드라마'가 히든 트랙으로 2개 들어 있어서 총 25트랙. 하여튼 일단 지르고 봐도 괜찮을 법한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로 봐서 요 근래의 음반 중에선 '따질 필요도 없이 무조건' 탑 클래스긴 하거든요. 물론 트윙클스타 스프라이츠 같은, 특정 취향의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들을 제외한다면 말이지요(웃음).

  1. HI-ROUNDER
  2. shift
  3. assemble
  4. North Star
  5. Lucky Charm
  6. Find the way
  7. Inner Fire
  8. Little Witch
  9. Remember first rendez-vons.
 10. C.C.
 11. Vision of boys
 12. Crossshine
 13. Sentimental Journey
 14. Brave Heart
 15. Grey Lips
 16. ツキノロンド
 17. Idaflieg
 18. Volley
 19. WANTED:"True Pasta!"
 20. charge !
 21. Bind
 22. Narukami
 23. こんぺいとう

 - 에, 국내에서도 특정 부류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음반입니다(웃음). 제 경우에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그 평가의 방향 자체는 일단 다릅니다. 곡 자체의 매력보다는 이 곡이 어떻게 작용할까 하는 상상하는 맛이 있는 그런 약간 과도한 '개성파' 적인 음악이라고 할까요.
  유감스럽게도 이 앨범을 좋아하시는 다른 분들도 거의 다 그렇겠지만, 솔직히 국내에 안들어 온 게임이라서 저도 그렇고 이 앨범을 좋아하시는 다른 분들도 거의 다 본래의 오리지날 게임을 직접 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말로 이 앨범 음악의 정수를 잡아 낼 수 있느냐고 할 수 있겠는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 게임음악은 게임과 잘 맞는다기 보다는 살짝 뜬 구름잡는다는 언밸런스 함과, 특유의 리듬감에 따른 묘한 flow를 느끼고 즐기는 그런 맛이 있다고 할까요. 물론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 음악이 캐릭터 테마로써 기계화된 폴리곤 머신들의 전투와 이펙트를 살려내는 데에 있어서 꽤 미묘한 인상을 줄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대전 게임에서 흔히 나뉘는 음악 방향이 '배경 효과 표현'이냐 '캐릭터 구현 위주'냐의 두 가지라고 한다면, 이 게임의 음악은 캐릭터 쪽이라고 보겠습니다.
  즉 멜로디 자체는 게임 분위기와는 약간 안 맞고 겉도는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게임의 플레이 리듬에 맞춘 박자 감각이나 게임 상에 등장하는 캐릭터 자체가 보여주는 그런 이미지 같은 것에 몰입한 사람이라면, 이 음반의 기기묘묘한 텐션이 담긴 음악이 묘한 '행동의 반주'로써의 싱크로를 높여주는 그런 타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테크닉틱스의 그 테크노 음악들이 귀여운 캐릭터들의 뿅뿅 거리는 음혼 파괴에 정말 잘 어울렸던 것처럼 말이지요.

 = 이 게임에 대해서는 사실 저도 잡지 사진 정도 밖에 모릅니다. 시스템 자체는 글을 읽고 해서 머릿 속에서 상상이 가지만, 그게 실제 어떻게 작용될지는 직접 스틱을 잡아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저라고 해도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게임음악 앨범의 게임을 다 해본 건 아니거든요. 단지,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통해서 게임에 대한 기대와 방향은 어긋날지 모른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애정 아닌 애정을 품어 볼 수도 있겠지요. 기대에 어긋난다고 하더라도 감싸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애정을 말이지요.
  어느 정도의 선입관과 어느 정도의 경험이 그런 '매칭'과, 게임을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게임음악에 대한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오히려 게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순수하게 음악적 수준과 그 멜로디의 '적응성'에 대해서 생각할 수가 있겠지요. 게임이 좋아서 음악 멜로디를 좋아하게 되는 거냐, 음악이 좋아서 순수하게 그 게임의 음악만을 즐기느냐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겁니다(어떤 의미론 변명입니다만).
  이 게임의 음반은 게임을 몰라도 들을 수 있습니다. 실험적이라기 보다는 '심상' 이미지 그 자체의 표현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것을 듣는 청자는 자신 만의 '이데아'로써 형상화 시켜서 받아 들이면 됩니다. 저는 이 앨범을 캐릭터 중심의 앨범으로 받아 들였지만, 그냥 순수하게 이런 스타일의 슈팅 게임음악도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라고 받아 들일 수도 있고, 의외로 본 게임에서 이 음악들이 배경의 SF적이랄까 그런 몽환적인 백그라운드 BG와 잘 맞을 수도 있지요. 다만 효과음이 같이 들어가면 이 음악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또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게임을 몰라도 음악 만으로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과, 미묘하게 실험적인 흐름이 강하다는 것 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큽니다.

반짝임을 잊지 말아요
  저는 꽤 오래전부터 인간이 날아다니는 초능력자 대전형의 슈팅 게임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고 (정확히는 보스 전이 대전형이었지요.) 그게 98년에 ESP.RA.DE.를 보면서 더욱 구체화 되었어요. 뭐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도록 하고.
  일단 이 앨범에서 중요한 것은 곡들이 은근히 화면에 표시되는 것에 맞춘 리듬감이나 그런 것보다도, 좀더 몽환적인 이미지 구성 쪽에 몰두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특유의 비트라던가 살짝 어깨를 둥실거리게 하는 그 몽롱하고 환각적인 독특한(이라고 말하고 yack에게는 전형적인) 리듬이 처음 듣는 사람에겐 '이런 분위기로 슈팅 게임을 할 수 있겠나' 싶은 그런 애매모호함을 쫙 깔고 있는 '그런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앨범은 장르와 상관없이 그저 작곡자 자신이 갖고 있는 내재된 이미지를 소리로 풀어나가고 있다, 라는 그런 과단적이면서도 '일단 이거라도 들어보시죠' 하는 식의 조금 무미건조한 친절함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보는 이 앨범의 중요 포인트는 심상입니다. 작곡자가 원작 게임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와 심상을 음악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고, 청자는 이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그것을 자신 나름대로 감상하고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 만으로는 듣기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이런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리듬감에 맞춰서 나무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거나 튕기면서 박자를 맞추는 쾌감 하나 만으로도 이 앨범은 들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설정이나 게임성 같은 건 일단 뒤로 재쳐두고 순수하게 음악 만으로도 즐거움과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망상의 재미가 있는 앨범이란 것으로 충분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앨범을 공감하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