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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9

"드루아가의 탑" 40주년 기념 공식기록전집



"드루아가의 탑" 40주년 기념 공식기록전집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인 1984년에 오락실용 게임으로 출시되었던
"드루아가의 탑"이란 RPG형 액션 게임의 관련 자료들을 모은 거대한 기념 박스입니다.



아마존 배송 박스안에 이렇게 세트 패키지 박스가 들어 있습니다.
머 흔한 구성이죠.


패키지 박스 안에는 책들과 내용물을 넣는 박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케이드 시절의 만화풍 포스트형 메인 비주얼이 포장 박스의 앞이 되어있습니다.


내용물은 게임의 설정과 기획서 등 개발 관련 자료들을 모은 4권 분량의 책과,
사운드트랙 음반, 인스트럭션 카드 레플리카 등이 들어 있습니다. 페이지 수로는 약 1200페이지가 넘는 모양입니다.


책에 실린 내용 대부분은, 실제 게임 개발에서 사용된 기획서 같은 문서 내용 카피나, 도트를 찍기 위한 모눈종이나 원화 스케치, 음악의 악보 스케치 등등 입니다.
활자가 적다면 적은 편인지라 읽을 거리가 없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글과 그림으로 이렇게 충실하게 게임 관련 자료를 모아 놓은 경우가 드문지라… 
1980년대 일본의 개발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자료를 만들고 있었구나 생각하고 느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화면 구성이나 맵 구조 등을 설명하는 기획서 내용 등의 "드루아가의 탑" 시리즈 관련으로 개발 자료가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주인공 길, 히로인 카이의 오리지날 캐릭터 소스 그림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에서 시대가 느껴집니다만, 이렇게 리얼 스케일의 일러스트가 은근히 적은 게임이기도 해서 이렇게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는 있네요.


게임에 사용된 음악들의 악보 수기 스케치 자료 등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 볼려면 시간 좀 걸리겠다 싶습니다.


2장 짜리 사운드트랙 음반 CD 디스크와, 모바일 게임 "라비린스 오브 드루아가"의 윈도즈 이식판이 수록된 CD-ROM 디스크도 들어 있습니다. 
실제 게임을 돌려볼 일이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자료로의 가치는 이 것들 만으로도 충분하긴 하죠.

결국 무게가 꽤 나가는 책입니다. 이런 무거운 책은 정말 간만이긴 하네요.
며칠 동안은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DAIN.





2025-02-24

[애니] 밀림의 왕자 레오 : 세상을 바꾸는 용기


 안녕하세요, 무관심에 익숙하지만 관심 받고 싶은 기분이 없지는 않은 DAIN입니다.

- [퇴마록]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이런저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쓸데없는 생각이 늘어나서 뭔가 보면서 마음을 좀 진정시키고 싶었습니다. (퇴마록 극장판 관련으로는 나중에 다시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괜히 지난 세기 작품의 21세기 각색물이나, 리메이크 작품에 대해서 좀 찾아보고 있었는데… 
(사실 여기저기서 퇴마록이 웹소설 초창기 작품이라고 하지만, 본래 퇴마록은 웹소설이 아니고 PC통신 소설인데 말이죠. ㅎㅎ)

   그러던 와중에 티브로드를 흡수한 Btv 케이블 VOD에서 요즘 갑자기 데즈카 프로덕션의 애니들을 잔뜩 올리고 있었는데(유니코라던가 바기, 마린 익스프레스, 푸문, 백만년 지구의 여행 반다 북 등등),
 한국에서도 공중파 TV 방송을 했던 [정글 대제], 바로 "밀림의 왕자 레오"를 원작으로 하는 [밀림의 왕자 레오: 세상을 바꾸는 용기]가 올라와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우주소년 아톰]의 중요한 에피소드 '세상에서 가장 강한 로봇'을 원작으로 하는 우라사와 나오키 만화 [플루토]의 애니메이션은 예전에 보고 이 게시판에 적기도 했었습니다만, 
 이 정글 대제=밀림의 왕자 레오 관련의 각색물은 은근히 국내에 들어와 있음에도 보기는 쉽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극장판 두편 중 한편은 국내에 들어왔었지만 설마 보신 분은 드물겠죠.

 [밀림의 왕자 레오: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2009년에 나온 TV스페셜 애니입니다. 1시간 45분 정도로 짧지 않습니다. 그냥 조금 싸게 만든 극장판 정도로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후지TV 개국 50주년. 데즈카 오사무 탄생 80주년 기념 작품이기도 합니다. 해서 나름 의미를 부여한 만큼 꽤 진지한 리메이크이자 리부트 작품입니다. 
 속편이 나오진 않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40대 이상이라면 '흰사자 레오' 이야기는 다들 그림 정도는 본 적 있고 익숙해진 거잖아요? 

 일단 이 [밀림의 왕자 레오: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작화가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만 어린 흰 사자 '레오'를 귀엽게 그린 면에 있어서는 꽤 괜찮은 편입니다.
 내용적으로도 원전의 액기스를 나름 잘 뽑아와서, 그걸 21세기 풍으로 싹 뜯어 고친 새로운 시작=리부트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사실 레오는 국내 방송도 여러번 했었고 아직 일부 케이블TV에서 1965년 TV판을 VOD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65년판 밀림의 왕자 레오를 다시 틀어보고 있습니다. (웃음)

 감독은 [코드 기아스] 시리즈의 타니구치 고로, 캐릭터 디자인은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초반 작품의 그 구불구불한 그림을 그리던 아마노 요시타카하고, 가오가이가 등으로 유명할 키무라 타카히로~인데…
 사실 익숙할 데즈카 오사무 그림 풍을 따라하는 것을 전제로 한 아래에서 약간 변화만 준 수준이라, 그 사람들의 원래 그림체를 생각하면 별로 닮았다고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여 과학자라던가 몇몇 캐릭터는 데즈카 풍 그림이 아니라 아마노 요시타카 그림을 키무라가 고쳤구나 정도로 보이긴 할 겁니다. 
 일단 작품 내용은 최대한 말할거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사실 기존에 보고 알고 있을 법한 '밀림의 왕자 레오'의 흰 사자 레오의 이야기를 21세기 느낌으로 뜯어 고친 물건이기 때문에 기존에 알던 설정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만약에 보신다면 어느 정도 알고 보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구작 기준이라면 데즈카 작품에 잘 나오는 악당 햄에그가 밀렵꾼으로 나와서, 사자 가죽을 얻기 위해 아버지 흰사자 판자를 죽이고 어머니 엘리자는 잡혀서 배에 실려서 가는 도중에 레오가 태어나고,
 배가 가라앉는 중에 레오는 탈출하고 어머니는 배에서 죽은 걸로 그려지고 고향인 아프리카 정글로 돌아온 레오가 정글에 적응하고 아버지의 뒤를 잇는 정글의 지도자가 되는 성장물 이야기인데, 
 이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아예 배경 설정이 싹 달라져 있습니다. 

 과거 밀렵의 시대가 아니고 적당한 근미래로 시대적 설정부터 달라져 있습니다. 
 '이터널 어스'라는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 비슷한 조직이 어딘가 휴화산이 있는 큰 섬에 '네오 정글'이라는 거대한 공간을 만들어서 여러 동물들을 데려와서 살게하는 그런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 한마디로 "쥬라기 공원"의 데즈카 만화 동물 버전인거죠. 그리고 당연하게 쥬라기 공원 식으로 인간의 욕심과 자잘한 실수로 사건이 터질 수 밖에 없는 거고요. 그런데 쥬라기 공원보다 더 괜찮게 자연보호를 잘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여러 동물들을 데리고 와서 섬에서 구역을 나누어 통제하면서 관리하고 있는데, 일단 동물들을 관리하기 위해 자동 기계 셔터나 공기 조절 벽으로 새들이 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기계적으로 이 섬 전체를 관리하고 있는데, 섬의 기계들은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네오 정글의 마스코트적인 입장으로 사자 가족으로 잡혀온 게 아버지 판자와 어머니 엘리자와 아들 레오인 거죠. 판자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 싶어하지만 레오는 아직 어리고 겁이 많은 아기 사자이고요.
 그리고 이터널 어스의 대표인 겐조는 UN의 지원을 받아서 네오 정글을 더 크고 완벽하게 만들어서 아들 켄이치에게 물려주고 싶어합니다. 
 또 아들 겐조의 아들인 켄이치는 작중에서 이유는 설명 안되지만 동물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이 있습니다. 
 과거작에서는 레오가 서커스단에서 인간의 말을 배워서 이야기가 통한다는 식의 판타지적 설정이 있었는데, 이 애니에서는 반대로 주인공 소년에게 대화 능력이 있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물들은 네오 정글이 나름 먹고 살기는 편한데 분명히 자유가 없음을 느끼고 있고, 레오의 아버지 판자는 지도자적인 입장에서 동물들 중에 인간들과 싸워서 정글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동물들이 있는 걸 알지만 현재에 적응해야 한다는 식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이 '인간에게 굽실거리는 비겁자' 취급을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결론은 거대기업의 음모~까지는 아니어도 반드시 좋은 목적으로만 이터널 어스의 네오 정글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켄이치의 아버지는 '신세계의 신'까지는 아니어도 자신이 동물들을 창조하고 거대한 세계관을 완성시킬 수 있는 그런 창조주가 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UN의 감사를 받고 정식 승인을 받아 세계 여러 국가들의 금전적 인력적 지원을 받아서 규모를 더 크게 키우고 싶어합니다. 

 그 와중에 동물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동물들을 멋대로 죽이고 살리며 전염병 걸린 동물들은 치료하기 보다는 살처분을 하려고 하는 등, 전형적인 인간 중심의 자연보호 핑계로 통제를 하고 지배를 하고 싶어하는 그런 욕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쩌다가 말이 통해서 레오와 친구가 된 켄이치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네오 정글에서 인간들이 하는 일을 보고 그 어리석은 잘못과 오만함을 실감하게 되고, 또 인간에게 적의를 가진 흑표범 토토와의 다툼을 통해서 동물들 간의 의견 차이나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결국 네오 정글에는 큰 파국이 일어납니다. 흑표범 토토 관련은 예측 가능하지만 꽤 괜찮았다고 하겠습니다. 토토는 구작에서 그려진 것보다 대접이 더 좋아져서 매우 괜찮은 캐릭터로 되었습니다.
 머 결국 스포일러랄 것도 없는 결론이 나와서, 켄이치와 레오가 동물들을 이끌고 네오 정글에서 벗어나는 걸로 작품이 끝나는데, 결말은 나름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니 정말로 별 기대 없이 틀어봤는데 후대 창작자가 원작자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적절하게 액기스를 잘 뽑아 각색의 맛과 원전의 포스를 함께 잡은 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적으론 후지TV의 TV스페셜이지만 거의 극장판 급인데, 
 작중에 아버지가 죽고 아들의 아버지의 뜻을 잇는, 전형적인 동양적 '계승'의 의미를 잘 살리는 내용이기도 하고, 또 동시에 레오가 (보통 이미 죽어서 회상으로만 나오는) 아버지 판자와 '함께' 나오는 각색물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자연 보호와 동물 애호 같은 것에 대해서 블랙잭 급의 "인간이 생명의 생사를 마음대로 다루려는 게 우습지 않나." 같은 주제도 적절하게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잘 보여줍니다. 

 디즈니의 사자 소재 극장판 애니 '라이온 킹'과 비교해서 애들에게 보여준다면 어떨 것인가 생각하게 되는데, 
 머 사실 레오와 라이온킹 관련으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표절 같은 것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라이온 킹이 동물의 이야기를 빌어서 인간의 왕정을 다룬 우화라면, 레오는 결국 동물과 인간의 관계와 생존의 이야기라서 애시당초 결이 다릅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론 90년대 디즈니는 '인어공주'의 똥망 각색 이후로 꾸준히 퀄은 높지만 이야기로는 좀 시시한 물건들이었다 생각하는데,
 이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퀄은 평범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정말 아동 대상에서는 나름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시리어스합니다. 정말로 데즈카가 평생 말하던 걸 이렇게 다시 보는 것도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10대 초반 아이를 두신 부모라면 라이온 킹 말고 레오 쪽도 한번 보여주시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레오: 세상을 바꾸는 용기'는 국내에 정식 발매 DVD가 출시되어있고, 라프텔이나 Btv 케이블 채널 VOD등으로 보실 수도 있습니다.

 골동품에 해당할 작품을 21세기로 끌어온 것으로 다른 재활용 작품들 같은 것들과 비교하면 이야기 자체는 딱히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표현이나 몇가지 부분에 있어서 각색자인 감독 타니구치의 개성도 나오고 있어서 꽤 괜찮고,
 단순히 주인공인 흰사자 레오가 귀엽다는 면에 있어서는 상당히 잘 나오긴 했다는 느낌입니다. 
 프롤로그로 끝나는 리부트 긴 한데, 이걸로 충분히 만족스럽기도 하고 또 레오 애니가 이미 TV 시리즈가 3작품에 극장판이 2개 나온 물건이기 때문에 '어차피 아버지를 이어서 정글을 다르시는 왕자' 이야기는 이제 더 안봐도 되고…
 외려 그 '출발점'이자 '계승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자체는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퇴마록] 애니가 계승이라기 보다는 새 출발이라는 것 정도로 볼 때 직접 비교하긴 그렇지만요. 
 하여튼 아이들에게 동물 나오는 거 보여주고 싶으시다면 한번 고려해볼 정도는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적어도 [플루토] 애니 보여주는 것보단 이 쪽이 더 나을 거에요.

 바람직한 재생산, 재활용, 재구성이란 측면에선 연구하는 입장이던 그냥 보는 입장이던 한번 봐둘만은 하지 않나 싶어요.
 글은 길어졌지만 작품 내용 관련은 최대한 줄였는데, 일단 섬나라 고전의 리메이크 애니 작품 중에선 괜찮은 선례로 한번 볼만하다 생각합니다.
 (한국어 더빙판이 있긴 한데 DVD를 사기 전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일단 케이블 VOD는 일본 원어 음성에 자막달린 판이었습니다.)

:DAIN.


2025-02-13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안녕하세요. 앞으로도 계속 존재감 없을 예정인 DAIN입니다.

 일단 MCU라 불리는 (디즈니 산하 답게 대충 중학생 정도를 직접적 대상으로 삼게 된 듯한) 아메리칸 히어로 코믹스 만화 원작 시리즈 영화들을 쫓아온 일반인 입장에서, 결국 극장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 "신 미국대장" 영화가 개봉했으니 일단 보긴 해야죠. 
 꼴보기 싫은 자칭 극성팬덤놀이와 남들 열광하는 거 보면서 쿨한 척 구는 삐딱이들의 시선도 이젠 아무렇지도 않고 그냥 습관처럼 굴러가는 일종의 헐리웃 영화의 연내 행사 비슷한 건데, 
머 그런 거라도 챙겨보는 재미 없는 인생이라도 가끔은 돈들여서 사치를 부리는 거죠.

 (나름 치명적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시당초 이것까지 볼 정도면 꽤 열성적인 팬들일 수도 있고 어느 정도 사전 정보 없이는 보기 힘든 영화기도 한지라 스포일러가 의미가 있나 싶네요. 
 이 영화 안에서 언급되는 과거 영화들의 스포일러가 더 크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물론 이제 와서 옛날 영화들 내용의 스포일러를 걱정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어쨌든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다 쫙 적어보려고 합니다. 쓸데없이 길어지는 건 양해를 바랍니다. )

 일단 마블 드라마 [팔콘  & 윈터 솔져]는 보는 게 좋긴 한데, 안 봐도 뭐 상관은 없다~는 느낌입니다. 
 외려 이 영화는 과거 [인크레더블 헐크]와 좀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그 쪽의 등장인물이 흑막으로 관여합니다. 그리고 기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나 다시 봐두면 생각보다 반복되는 부분이 있다고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예, 이번 영화에는 헐크의 애인 베티 로스로 리브 타일러가 우정출연급으로 다시 나옵니다.)

 실제 본 결과는… 인터넷에서 여러가지 나쁜 소문도 돌고 있지만, 결과물 자체는 그냥 평범한 마블 영화입니다. 
 일반적인 영화 기준~이란게 존재한다면, 그냥 가작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며칠 전에 이 게시판에 몇가지 글 써서 언급한 제이미 폭스의 양산형 액션 영화들과 비교하면, 음… 확실히 조금 더 위에 있긴 하다고 하겠습니다. 
 (머 굳이 말하면 별 5개에서 2.5~3개 급인거죠. 3개 급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엄청나게 큰 편차가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단순히 기준 분별력 측면에 있어선 "보고 후회하는 게 안보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기는 한 영화"입니다.)

 마블은 엔드게임 이후로 맥이 빠졌다고들 쉽게 말하지만, 결국 그건 관객들이 지쳐 떨어져 나간 것이기도 하고…
 또 팬덤놀이와 과도한 상업적 기대감에 편승하지 못하는 범작들 끼리에서 애매한 줄세우기 평가놀이하는 언론과 유투브방송쟁이들 탓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선 DC나 마블이나 큰 차이 없다는 D모 평론가 의견이 옳다 생각합니다만, 어느 쪽을 더 좋아하냐면 지금은 DC가 맥이 빠진거고 마블은 애정이 식은거다~라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만요.)

 하지만 30년 넘게 어벤져스 상황인 "슈퍼로봇대전" 같은 섬나라 문화 컨텐츠도 있고, 
 마블 영화 시리즈는 결국 아메리칸 히어로 코믹스의 양대 산맥인 마블 IP 밑에 존재하는 한 가지 컨텐츠의 일부분일 뿐인거니까요.

 잡썰이 길어졌습니다만, 일단 영화 자체는…
 결론적으로 저는 제법 볼 만했고 그럭저럭 즐겼습니다. 이것보다 더 무난하게 재미 없는 소니의 스파이더맨 판권놀이 영화들보다는 확실히 낫고 나름 의미도 진짜 있긴 있어요.

 영화의 액션은 일단은 약물로 강화된 인간을 초월한 범주였던 전 스티브 캡틴이 빠르고 강렬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 샘 캡틴은 그냥 날개달린 수트를 입은 훈련 받은 일반인 군인이라서 좀더 둔하고 약합니다. 
 날고 있는 동안은 나름 재빠르고 입체적인 액션을 보여주지만, 치고 받고 하는 데에서는 과거 MCU의 민간인 액션 담당이던 블랙 위도우나 몇몇 총잡이들에 비교해도 약합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과거 [이터널스]에서 셀레스티얼의 시체가 인도양에 나타난 상황 이후기 때문에 엄청나게 거대한 화석이 바다에 있고 그런 판타지적 배경으로 날아다니면서 액션을 하기 때문에, 기존의 날지 못하는 땅개 군인 스티브 캡틴의 액션으로는 하기 힘든 비행 액션으로 차별화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고 그게 나름 먹혔다고 하겠습니다. 

 문제라면 이번 영화의 최종 보스인 '레드 헐크'인데요, 힘 만으로는 정말 수퍼 솔져 혈청약물을 먹지 않은 샘 캡틴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인지라 최종 액션에서 취한 방책 만으로도 좀 맥빠지게 느껴질 부분이긴 합니다.
 (그래서 액션이 아닌 방법으로 최종 보스를 막는데, 그 자체가 좀 심각한 날림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서… 분명 이 영화의 주제나 세계관 속에서의 의미 같은 심적 면에서는 필요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액션 영화로의 승리 과정이란 측면에선 좀 맛이 약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영화 분위기 자체는 캡틴 아메리카 두번째인 윈터 솔져 편을 연상시키는 살짝 정치 스릴러 코드에 진범을 쫓아가는 추리적 요소가 섞인 미스테리 서스펜스 흉내만 내는 정도입니다만…
 영화의 스토리는 스티브 캡틴이 은퇴하고 그 놈의 비브라늄 방패와 캡틴 아메리카라는 '명예직'을 누가 계승하느냐~라는 사소한 이야기를 과거 드라마에서 끌어와서 '캡틴이 할 수 있는 일, 캡틴이 해야 하는 일'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가 됩니다.
 [팔콘&윈터 솔져] 드라마에서는 스티브 캡틴이 2차대전 끝무렵에 냉동 실종된 이후, 남은 약물로 인체 개조를 한 흑인 병사가 있었고 그 병사가 한국전쟁에서 활약했다는 등의 이야기가 좀더 나오는데, 그런 식으로 약물로 만들어진 수퍼솔져도 아닌 샘 윌슨이 과연 수퍼솔져 스티브 캡틴의 뒤를 잇는 캡틴이 될 수 있는가~ 같은 것도 있고, 결국은 '힘보다 마음이다' 같은 식의 뻔한 영웅적 이야기로 이어지지만 어쨌든 간에 나름 답은 내려집니다…

 일단 예고편 등에서 다 나왔듯이 과거 윈터 솔져나 시빌워 등에서 나왔던 미국 군부의 '썬더볼트' 로스 장군이 이번 영화에도 (캡틴 아메리카의) 반동적 인물로 다시 나오는데, 
 문제는 이 꼰대스러운 인물이 그 사이에 나름 이런저런 사태 수습의 공적을 대중들에게도 인정 받은 것인지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었다는 거죠.
 처음부터 대통령으로 나오는 로스에게 뭔가를 되찾아오는 임무를 샘 캡틴이 받고 액션을 하는 오프닝 도입부부터 '윈터 솔져'편에서 화물선 인질극과 비슷한 시츄에이션이 됩니다. 
 당연히 그 임무 자체가 뒤가 구린 것도 과거 '윈터 솔져'편과 동일하고요. 

 이후 로스가 대통령까지 되기 위해 무엇이 있었는지 이런저런 음모론적인 뒷거래나 미국정부의 인체실험 등 이것저것 좀더 다크한 정치 뒷면 부분까지 나오고 합니다.
 (막말로 천공과 사이비 종교 및 부동산 배금주의자들 등의 괴이한 조력을 얻고 국민들의 욕망을 자극하여 통이 된 윤suck열=빨간 돼지처럼 보일 정도로, 이 영화에서 로스 장군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과거엔 단순히 주역들의 반동인물이던게 이번엔 진짜 반쯤 확고한 악당이 되었는데 그 이유가 참…)

 어쨌든 이 영화에서 샘 캡틴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자신 만의 길을 찾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고, 보는 사람이나 영화 내의 다른 사람들도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사람'이자 '의협지사'가 되긴 합니다.
 새로운 캡틴의 데뷔전이 외부 세력이 아닌, 여러가지 위기 상황 속에서 안보와 불안 때문에 내면적으로는 곪고 있던 느낌의 미국 내부에서 자체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가는 건 스케일다운이기도 합니다만, 필요한 전개 부분이었다 생각하고요.

  몇 가지 좀 뜻밖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기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몇몇 인물들이 괴이하게 언급되며 재활용 됩니다. 
 예, 과거 '윈터 솔져'이자 스티브 캡틴의 친구였던 버키 반즈가 이 영화에서 우정출연을 하는데, 그 인물이 이번 편에서 액션 안 뛰는 이유가 좀 깨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론 이 영화의 시점이 5월 개봉 예정인 [썬더볼츠*]의 앞이냐 뒤냐가 좀 궁금합니다. 
  이 영화에서 ㅇㅌ ㅅㅈ는 정계에 입문한 걸로 나옵니다만, 썬더볼츠 예고편을 보면 아직 현장에서 액션 뛰고 있거든요. 
 만약 영화 [썬더볼츠*]가 이 영화보다 앞 시점이라면, 로스 장군이 마이너 캐릭터들 모아서 어벤져스 대신 '썬더볼츠'를 결성해서 센트리 관련 일을 해결한 걸로 지명도가 높아져서 대통령까지 되었다는 이야기가 될거라 망상이 가능하거든요.
 실제로는 정말 어떨런지 5월이 되서 [썬더볼츠*] 영화가 나와봐야 알겠습니다만, 일단 썬더볼츠를 모아서 사건을 해결해봤기 때문에 이번 미국대장 영화에서는 어벤져스를 다시 만들자는 생각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도의 망상도 떠오릅니다.

 어쨌든 이 영화의 주된 반동인물인 로스 장군은 나름대로 '국가를 위해 잘 해볼려고 그랬다'~라는 핑계와, 딸이라는 가족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는 변명으로 쓸데없이 물 넣은 풍선 만큼 터지기 직전인 악행이 넘실거립니다만…,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과거에 묻혔던 [인크레더블 헐크] 때부터의 떡밥을 재활용한 거기도 하고, 지금 이것저것 크게 벌어진 마블 영화 세계관 속에서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미국 안의 이야기로 쓸어담는 스케일 다운용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종 보스를 액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고, 해당 인물의 반성과 사연 풀이가 이어지는 결말 마무리에는 정말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긴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마무리도 좋았지만…, 대부분은 좀 맥빠진다고 할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만큼이나 중요한 게 반동인물인 썬더볼트 로스 장군을 연기하는 해리슨 포드인데, 머~ 잘합니다. 
 요즘 해리슨 포드는 어쩌다 보니 ~사실 스타워즈 7에서 아들에게 죽은 이후로, 인디아나 존스5도 그렇고~ 과거의 잘못에 발목 잡히는 노인네 역할로 나와서, 개인적 양심과 욕심 사이의 갈등 등에서 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딸에게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도 그렇지만, 반쯤 딸바보 노인네의 오지랇이 자신에게 업보로 돌아오는 거기도 한지라 ㅎㅎㅎ
 어쨌든 로스 장군 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지 분류의 악이 되는 이유는 내면의 여러가지에서 나옴을 이번 편에서도 보여주는 것이고, 또 과거 '윈터 솔져' 편에서의 악역인 로버트 레드포드를 생각하면 이번 편의 해리슨 포드는 체면도 잘 차린 편이고 또 본인이 반성한 덕분에 비교적 해피한 결말이 되긴 했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액션 면에선 막판 결판이 액션이 아니게 된 셈이기 때문에 반쯤은 '맹장 찔려서 아파서' 싸움을 포기한 거란 농담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만)

 결과적으로만 보면 어떻게든 다시 한번 딸과 벛꽃을 보면서 평온을 느끼고 싶다는 노인네의 욕심이 부른 사태인 셈인데, 결과적으로는 안정을 위해서는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는 이야기기도 하고 이래저래 할말은 많지만 넘어가야…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수퍼솔져 실험체가 한국전쟁에 참가했다면, 썬더볼트 로스 장군은 태평양전쟁 참전자라서 일본의 벛꽃에 추억이 있는 건가 싶어질 정도입니다만. 
 (물론 마블이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흥했음에도 이번 영화에서 이상하게 일본이 중요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게, 묘하게 '그래도 일본은 헐리웃의 큰 고객입니다'라고 아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좀 웃겼습니다만.)

 악역 이야기를 한다면… 막말로 과거 스티브 캡틴의 첫 영화에서 주적이 '미친 나치 출신'의 레드 스컬이었고, 
 이번 샘 캡틴의 첫 영화에서는 '제 성질 못이기는 꼴통군인출신인 (레드넥 계열로 의심되는) 아메리칸 대통령'인 레드 헐크인 괴이한 댓구가 생겨 버리는 게 나름 유니크한 비교점이긴 했습니다.
 나치라는 국가 규모의 파시즘을 틈타 부상한 반쯤 판타지 악당으로 시작했던 이 미국대장 영화 시리즈는, 결국 좀더 현실적인 국수주의자 '빨간 돼지'가 악당으로 나오게 되어 버린 것인데…
 요즘 정치적 상황을 생각하면 이 '빨간 돼지'가 과연 얼마나 정치적 은유나 디즈니 상층부에서 생각하는 중학생 대상 수준의 교훈적이고 한번 생각해 볼만한 주제로 나오는지 조금 의심해볼 필요는 있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글은 조금 어딘가에서 본 것 때문에 버튼 눌려서 좀  발끈해서 막 써재낀 글이긴 합니다. 
 그 놈의 SNS 어딘가에서는 이 영화가 정치적 시의성을 다 피해갔다고 시시하다는 평을 남기는 걸 봤는데, 
 이 '新 미국대장'이 별로 재미 없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정치적 시의성을 다 피해갔다고 단정짓는 의견은, 꼴랑 (만화 원작) 영화일 뿐이다~라는 기준 아래 너무 얇게 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빨간 분노조절장애자'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깜빵에 들어가는 결말이, 우리네 현실과 다른 '빤타지'라고 느끼고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시점이 나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정치적 시의성은 충분하고 의미도 있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처럼 막나가는 대통령(=빨간 돼지), 즉 현재 트럼프의 치세가 100일 천하로 끝나길 바라는 미국인들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현실은 윤석열 체포 100일 후에 풀려나는 걸 걱정해야 하는 K-반도국에 매여 있단 말이죠.

 만약에 이 영화가 미국 대선 이전에 개봉했으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까, 같은 망상을 하게 됩니다만… (하지만 이 영화의 폭주하는 대통령을 바이든과 비교하는 작자도 있을 지경이라 OTL)
 우리네 현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고 K-반도국은 역대급으로 추한 사람들의 욕망이 낳은 미친 돼지새끼가 만들어낸 반란행위로 국가 가치 명예의 추락과 사회 시스템의 붕괴가 일어나는 직전 상황을 실제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동감한 시점 아닙니까. 

 이 반도 땅에서도 일부는 남의 빨간 돼지가 북의 빨간 돼지를 물리치고 반도를 지배하는 거대한 돼지가 바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북의 돼지와 남의 돼지가 누가 더 추한지 발광하는 꼬락서니가 현실인 마당에, 이런 영화는 그냥 판타지의 영역일 수 밖에 없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조금이라도 사람을 돕고 구하려는 사람이 영웅 대접을 받는 새로운 세상을 영화 속에서라도 간접체험한다~치죠. 

 좀더 동양권 문화적인 이야기를 빌어와서 말한다면, 무협의 세계관에서 두번째 세대의 주인공이 앞 세대의 주인공 만큼 할 수 있을까 같은 작다면 작은 고민부터 여러가지 인륜과 규율 사이에서의 딜레마 같은 거기도 합니다만…
 아니 뭐 이것저것 갔다 붙였지만, 그래서 정말로 이 영화에서 주역들이 벌인 일이 쓸모 없는게 아니었고, 조금이라도 작 중 세계 속 사람들에게도 보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이죠.

 하여튼 정말로 자기 잘못에 책임을 지는 정치인을 보는 게 언제까지나 창작물 속 판타지로만 끝나야 하는 걸까요.
 영화 내용보다 정치적 헛소리만 늘어났습니다만, 이 영화를 보고 진짜 정치적인 건 교묘하게 피해간다는 (좀 모지리스러운) 소리를 하는 SNS를 보니 조금 발작적으로 버튼이 눌리고 말았습니다.

 어쨌든 기대는 조금 낮출 필요는 있지만, 이전부터 정치적 요소를 겉햛기 흉내라도 담았던 기존의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노선인 영화임은 확실하고, 
 그 덕분에 간만에 '과거의 마블 같은' 느낌이 나올 수도 있는 조금 더 진중한 척을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어벤져스 어셈블" 외치고 싸우는 것만이 마블 영화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이 영화는 여전히 괜히 똥폼만 잡는 느릿하고 시시한 영화일 수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수단을 위해 방법을 정당화 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금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이야기를 적당히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는 만족 못하신다면야….

  하여튼 적당한 킬링 타임 영화는 극장이 아니더라도 넷플릭스에 널리긴 했으니, 이 정도의 영화를 보려고 돈 들여 극장에 갈 필요가 있는 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갈 만한 가치는 있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미국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다들 '빨간 돼지'를 꼭 족칠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아니 뭐 이미 단물 다 빠진 마블 영화를 나름 진지하게 볼 필요는 없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빨간 악당이 비슷하게 현실에 있다면, 다들 어느 정도는 분노나 여러가지 감정을 생각하면서도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게 정치적 시의성이 아니라면 할말 없고요)

:DAIN.


2024-10-28

이런저런 잡담 : 게임과 삶


 - 모 게시판에서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이야기가 떠올라서, 덤으로 몇 가지 쓸데없는 자잘한 생각들이 좀 떠올랐는데, 별 의미는 없지만 이것저것 떠오른 것들을 좀 적어 봅니다.

 저 개인은 온라인 게임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안 해본 건 아닌데 오래 한 건 없다시피 합니다. 오랫동안 즐기면서 '다른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기 위해' 온라인 접속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머 그건 개개인의 선택일 뿐이고, 누구나 직장에 출근하면서 메신저 접속을 하거나 하듯이, 다양하다면 다양하게 타인과의 접촉 방법을 선택할 자유가 있을 테니까요.

 게임이 시간을 뺏고 중독성이 어쩌고 하는 말이 있고, 같은 시간을 다른 일에 투자하라는 소리는 늘 나오고…
 누구던 뭔가에 열심히 시간과 공을 들여 노력하고 있는데, 그 노력을 폄하하고 그런 자체가 사실 에러인 거 아닌가 생각하지만요.

 현실 속에 존재하는 온라인 게임 안의 가상 세계에서 살면서, 현실과는 다른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이나 특징을 개선하는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고 머 여러가지 장점이 있겠죠.
 하지만 평생 어중간하게 살아왔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저 같은 경우에, 게임에서 다른 삶을 살게 된다고 또 어중간하게 살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게임 속에서 다른 삶이니 뭐니 하는 것보다는, 지금 내가 짧거나 길거나 어쨌든 시간을 들여서 하고 있는 게임 자체에 대해선 타협하지 싶지 않다고도 생각하지만, 그런 시간을 들인 노력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게 누군가의 공략을 따라하고 플레이를 배우고 어쩌고 하는 한계 같은 것이 있다면 그건 또 서글프기도 하고… 
 공부해서 출세하고 어쩌고 하는 소위 '정답' 만이 삶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선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은 K반도국에서, 게임 같은 놀이 부류는 건전하건 아니건 시간낭비 취급인 케이스가 너무 많다 싶기도 하고요.

 머 사실 저 자신이 현실에서 열심히 살았는가 어쨌느냐 물으면 개인적으론 할 말이 없긴 합니다만…
 사실 저 또한 현실에서 별 볼 일 없지만, 그렇다고 온라인에서도 이름값이 있거나 잘나가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게임 속에서 뭔가 잘난 인간이 되고 싶다기 보다는, 그냥 현실에서 오프라인 게임+오락실 게임이나 기타 게임에서 눈에 보이는 '실력'을 자랑하고 싶다는 정도의 풋풋한 기분 정도는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은 할 방법이 없는 오락실 게임 [파이날 랩2] 한정이라면 제 실력은 세계급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요. (뻔뻔)

 아, 글 쓰기 시작할 때엔 이것저것 생각이 잔뜩 있었는데 쓰다 보면 부끄러워 진다고 할까, 아니면 굳이 적을 필요가 있는가 생각이 들어서 빼게 된다고 할까요.
 쓰기 시작했을 때의 주제나 내용과 달라지는 기분을 피할 수가 없기도 해서… 
 어쨌든 간에…


 = [이벨린의 비범한 이야기]는 인기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통칭 '와우'를 플레이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 그 사람이 '와우'안에서 어떻게 살았는가 라는 걸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죽은 사람의 애도이기도 하고, 현실에서 부자유로웠던 사람이 게임이란 가상 속에서 평범한 사람처럼 자유롭게 살아갔고 그런 평범한 삶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이야기기도 해서, 조금 뻔하지만 감동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상 현실인 게임도 그런 사람들에게만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에게도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고 즐길 만한 뭔가로 남을 수 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이렇게 삶이 직접적으로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는 일반인들에겐 또 다르게 보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 않나요?

 결과적으로 게임은 게임이고 현실은 현실일 뿐이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는 게임이나 게임 관련 업체에서 일하면서 밥 먹고 살고 그랬지만 그 현실과 게임 사이의 유리분리 관련으로는 아직까지 확고한 선을 긋지는 못하겠네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AKIRA]가 정식 개봉했을 때 강남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그 때 어떤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들어와서 맨 앞 자리에서 감상을 하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외국 영화들은 LD복사로 보던 시절에 복돌이 업자에게 어떤 장애인 SF팬이 스타워즈 LD를 사고 감동받는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휠체어나 보조 도구 및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움직일 수 없었던 그런 사람들에게 SF영화는 도피처이자 뭔가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었을지 모릅니다.

 가상 현실 계열 게임도 그런 사람들만에게 삶이 아니라, 누구라도 평범하게 삶의 일부이자 놀이거리로 쉬이 즐길 수 있는, 보다 보편화되고 그런 단계까지 갈려면 또 기술적 시간적으로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아직 그런 보편화가 힘들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나 창작물을 통해서 재구성되고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가상현실이 정말 보편화 된다면 그런 것 자체는 더 평범하게 받아들여질 테니 가상현실 자체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물 자체는 줄어들거나 없어지지 않을까요.
 어쨌든 단순히 동정적인 시선이 아니라 게임 속 같은 데서 열심히 살 수 없는 사람이 현실을 열심히 살 수 있을까~라던가, 내가 낭비한 하루는 어제 죽은 사람이 보고 싶었던 내일이라고 진지한 척 말하기에도 부끄럽습니다만…

하여튼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이번 주말은 망했습니다. (결론이 너무 일찍 나와서 시시하군요)


- 가상 현실 소재의 작품은 이미 넘쳐나는 지경인데, [이벨린의 비범한 이야기]를 보니 떠오른 게 몇가지 있긴 합니다.

 일본의 라이트노벨 [소드 아트 온라인]은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나름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어서 애니메이션화도 되고 그랬습니다만…,
 이 게임은 작가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팬이었고, '라그온' 플레이어 중에서 병으로 죽은 사람의 장례식 이야기에 대해 듣고서 비슷한 이야기를 [소드 아트 온라인]에서도 사용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제작해서 아시아권에서 흥행한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일본 온라인 게임에 미친 영향이 생각보다 큰데, 하여튼…)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실제 있었던 병으로 죽은 플레이어의 장례식 이야기를 소재로,
 '소아온'이란 작품 속에서도 병으로 현실 세계에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게임 속에서만 활약할 수 있던 인물이 사망해서 퇴장하는데, 나름 자신은 열심히 살았다고 말하는 전형적인 결말입니다만,
 어쨌든 청소년 대상의 가벼운 창작물에서는 나름 진지한척 이야기를 다루고 있단 말이죠.

 사실 이미 과거에서부터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던가, [울티마 온라인]이라던가 등에서 불치병 등으로 죽은 플레이어들에 대한 이야기는 의외로 종종 나왔던 모양입니다.
 거기에 병이라던가 여러가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재난이나 불행과 상관없이 그래도 어디서던 열심히 사는 이야기를 넣으면, 작품 전체적인 완성도와 상관없이 평가는 괜찮은 에피소드가 하나 나오긴 하게 되더라고요….

 또 다른 이야기를 해본다면, 일본 특유의 정서가 중심인지라 한국에선 그냥 고인물 게임 취급인 [드래곤 퀘스트]도 사실 10편은 온라인 게임이었습니다.
 당연히 일본 안에서만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어서 국내에선 플레이해본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한 게임이었는데 (VPN우회 등으로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 아닙니다), 닌텐도 스위치로 오프라인 버전이 나왔습니다만 저도 굳이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드퀘 10'은 해보지 않은 게임이니 결국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데, 이 게임에 대해서도 나름 비슷하지만 다른 사연이 있었습니다.
 
일본 방송 중에 밤 늦게나 아예 새벽에 퇴근하는 사람을 (택시값을 내주는 대신) 집까지 따라가서 어떻게 사는 지 보는 예능 방송이 있었는데,
 어느날 해당 예능에서 만난 밤 늦게 새벽에 퇴근 하는 사람이 집에 들어 와서는 이혼해서 따로 사는 아이를 위해서 드퀘10의 아이템을 모으고 있는 게 예능 방송에 나왔던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의 숲] 아이템을 잔뜩 모아놓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 이야기가 화제로 떠돌았습니다만, 머 대충 그런 걸 온라인 게임에서 하고 있었던 거지요.
 일본에서는 나름 훈훈한 이야기였던 모양입니다만 국내에선 드퀘10 자체가 지명도가 없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였던 것 같고요.

 [이벨린의 비범한 인생] 글에 제가 댓글로 [빛의 아버지 파이날 판타지ⅩⅣ] 관련의 댓글을 달았는데,
 온라인 게임인 파이날 판타지 14 플레이어들 사이의 실화 소재의 창작 작품이고, 이 플레이어는 게임 프로듀서와도 알고 지내는 네임드 플레이어여서 일본에선 더 화제가 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빛의 아버지'의 이야기 자체는 현실에서 소원해진 아버지와 아들이란 흔한 소재인데, 아버지와 아들이 어쩌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 만나게 되고 오랫동안 초보자들을 도와준 네임드 플레이어였던 아들이 아버지를 몰래 '버스 태워준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머 사실은 좀더 디테일이 있지만요…)
 원래는 웹소설 비슷한 것이었는데, 실화라 화제가 된 이후 드라마와 영화로도 나왔고요. 영화는 국내 개봉도 했고, 드라마는 넷플릭스에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현실에서 이 작품의 중심이던 아버지와 아들은 단순한 화해가 아니게 됩니다만… (후일담이 나름 또 있어서요)

 그러고보니 한국에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라고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는 걸 소재로 하는 영상물이 나왔지만, 머 그 것에 대해서는 사실 굳이 언급할 가치가 있는가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이긴 합니다.



게임을 소재로 해서 엉망인 현실을 비꼬거나 하는 이야기는 은근히 나왔다 정도로만 받아 들여야 하겠죠.



그리고 어떤 삶이던 간에 존경을 받지는 못해도 존중할 만큼의 진지함과 여유를 갖고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 개인적으론 [브레이크에이지] 란 만화 작품에 대해서도 더 언급을 하고 싶습니다.
 90년대에 나온 만화고, 이제는 이 작품의 시대인 2007년도 과거가 된 현재입니다만, 긍정적인 방향에서 바라본 게임을 소재로 하는 근미래 SF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데인저 플래닛'이란 제목의 가상현실 멀티플레이 대전게임 비슷한 게임이 대 히트한 세계인데, 그런 세계관 안에서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이야기지요.
 데인저 플래닛 게임 자체는 자기가 타는 로봇을 만들어서 배틀을 하는 온라인이자 메카닉 소재의 좀 오덕스런 게임을 소재로 하는 만화인데…
 소년 플레이어가 소녀 플레이어를 만나는 전형적인 보이 밋 걸 이야기지만, 이런저런 사연이나 게임 업계에 대한 나름 진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작중 등장하는 로봇 게임은 단순히 온라인 게임에서 갑옷 바꾸고 머리스타일 바꾸고 하는 식으로 캐릭터 외장 커스터마이징을 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타는 로봇을 직접 만드는데 이게 부품 단위에서 설계 제작을 하는 매니악한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선 부정적일 수 밖에 없는데,
 어쨌든 엄청나게 인기를 모아서 아파트 입구의 상업 건물 놀러가듯이 남녀노소 애들이 학교와 집 중간에 자연스럽게 가는 곳처럼 오락실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하여튼 지금은 거의 사라진 '대형 오락실'인 어뮤즈파크 부류인 코니 팔레스라는 곳에서, 작중 게임의 콕핏형 체감 기계들을 통신 연결해서 팀 배틀이나 난입이 행해지는 여러가지 방식의 플레이를 할수 있는 게임이었다 정도인데…
 개인 디스크를 사용해서 개인 전용기 제작을 하는 아이디어 자체는 나름 오래되었지만, 요즘은 아이템 구매나 뽑기 등 기타 관련적인 측면에 있어서 상업성과 도박성 관련 문제가 더 크게 다뤄지고 있기도 하네요.

 이 만화는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락실이 사라지고 PC방도 사양세 느낌이 되어가는 현재에 있어서 다른 세계선의 '대체 역사'를 보는 근미래 SF 소재의 작품이란 정도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은 '하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간격에 대해서 나누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플레이어였던 주인공이 기업 쪽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걸로 시작했던 히로인을 만나서 실제 제작 쪽에 관여하게 되며 그 와중에 이런저런 드라마가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내용 까발림이 되니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의 히로인은 '복수를 위해서' 게임을 계속 했다가 주인공과 만나서 '행복해지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식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이야기기도 하거든요.

 결국 주인공과 히로인은 맺어져서 애도 낳게 되는데 어쨌든 주인공들의 시점에서 '앞으로 우리들 다음 세대는 주로 온라인 속에서 사람을 만나고 살아가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는 식으로 작중에서 계속 카피 등으로 말이 나오고요.

 게임이건 어떤 취미나 게시판 활동 등등의 모든 행동은, 개인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과 맞지 않는다고 타인의 행동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그러는 것은 잘못이겠지요.
 하여튼 결국 다들 말조심 행동 조심을 해야 할 것입니다.


 = 사실 '게임 속 세계'에 들어가는 것만을 말한다면, 과거 서양 애니메이션 [용들의 비행]이 있었죠.
 이게 '공룡아 불을 뿜어라'라는 제목으로 로컬라이징 되어서 국내 공중파 방송도 하긴 했었습니다만, 어쨌든 간에…

 여기서 말하는 게임은,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하는 '비디오 게임'이 아니라, 보드 게임 부류인 판타지 소재의 주사위 게임이었습니다만, 용이 있고 마법이 있는 판타지 세계관이다 보니 판타지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였던 것이지요.
 설정적으로는 마법이 힘을 잃고 과학이 득세하는 판타지 세계에서 현실 세계 사람을 불러와서 자기들을 돕게 시킨다는 식이었지만, 보드 게임 세계관 설정이었던 것처럼 그려지는 작품이었다고 기억합니다만, 어쨌든 게임 소재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원더우먼 TV드라마 에피소드 중에서도 잠수함 게임 하는 게 나오는 게 있긴 했었죠.)

 어쨌든 결론은 머…, 그냥 뭘 하던 간에 열심히 하고 잘 살아보자~인 것입니다만, 이 시간이 되도록 잠 못 이루고 시간 낭비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슬프네요.
 사실 저는 오락실 꼬마이기도 했고, 애플로 시작한 중늙은이 게이머이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어느 쪽으로도 이름이나 기타 어떤 결과물을 남기진 못했습니다. (제가 번역한 오락실 관련 내용의 번역서 책이 하나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 보기에는 참 추레하고 그냥 막사는 중인 것 같습니다만, 그럼에도 타인의 삶에 대해서 부러워하지만 질투하거나 깔아뭉개고 싶지는 않습니다.
 머 그냥 사는 거죠.

 하여튼 쓸데없는 소리가 길어졌습니다.
 다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새로이 다가올 주초를 잘 지내실 수 있기를 빕니다.

:DAIN.


2024-03-31

2024년 3월 마지막 주의 영상물 몇 가지에 대한 단상


3월 마지막 주에 이것저것 본 것들의 소개 비슷한데, 

사정없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차피 제가 뭘 써도 굳이 찾아보실 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넷플릭스 [스내푸(영제 : Hidden Strike)] 



한국인에게는 명절의 단골 게스트였던 성룡과, WWE프로레슬링 선수였다가 지금은 근육질 액션 배우로 반쯤 전직한 존 시나가 같이 나오는 좀 쌈마이스러운 액션물입니다.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가긴 했지만 일단은 미국영화 취급인 건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현재 imdb 등에서는 일단 15금의 TV영화 취급인 모양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데 자막 번역은 조금 미묘한 기분입니다.

쌈마이라고 말했지만 돈은 제법 들어갔고, 중국 내륙쪽 어딘가 풍경과 셋트를 활용해서 합성해 찍은 CG배경 속에서 성룡과 존 시나가 나름 열심히 뛰어다니는 영화입니다만,

일단 설정상 무대는 중동 바그다드 밑의 아라비아 반도 사막 지역 어딘가고 바닷가와 가까운, 아마 홍해 근처 사막 어딘가겠거니 입니다만 종종 보다보면 중국 사막 티가 나는 부분이 나와서…

하여튼 근미래에 석유 공급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겼고 중동 사막에 죽음의 도로라고 불리는 연료를 둘러싼 분쟁 지역이 생겼다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아라비아 사막 어딘가에 투자해 만든 원유시설과 정유 공장이 있고 중국 사람들이 거기서 일하고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테러리스트가 나와서 기름을 노리고 전투가 벌어지는 거지요.

해서 영화 초반은 사막에서 버기 차량들이 기름과 중국인 기술자 등을 태우고 달리며 뭔가 쪼끔 매드맥스 짭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부분은 그닥 재미는 없지만 일단 설정을 설명해야 하는 거니까 초반을 차지합니다.


중국이 고용한 PMC부대의 대장인 성룡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뚫고 석유 공장에 도착하자 공장에서 중국인 노동자 들을 데리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주인공 존 시나는 과거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미군 복무를 하다가 용병으로 전직한 인물인데 용병 생활하면서 아버지를 잃어서 사막에 눌러앉아 작은 마을을 지키는 요짐보 비슷한 일을 하며

중동 동네 애들과 캐치볼하면서 놀아주는 '동네 형'처럼 살고 있는 인물인 모양인데, 용병 집단의 인물이 찾아와서 공장에서 기름을 터는 일에 협조를 부탁합니다. 

그래서 중국인을 지키는 부대의 성룡과 용병 부대의 조력자 입장이던 존 시나가 만나서 한판 붙게 되고(이 성룡 VS 존 시나는 짧지만 나름 볼만합니다), 

이후 이런저런 연유로 서로의 사정을 알아가면서 배반을 때린 석유털이 용병부대를 힘을 합쳐 물리치는 버디 액션물이 됩니다.


머 사실 성룡은 늙었고 그의 젊은 날 스캔들 때문에 딸과 사이가 안 좋은 게 이런저런 입술놀리기 거리입니다만, 하여튼 그래서 이 영화에도 성룡의 가족 이슈가 나옵니다. 

아마 22년 이었던가의 영화 [라이드 온]에서도 성룡은 가족과 소원해진 중늙은이로 나왔었죠. 

중국인을 보호하는 PMC 부대의 설정은 [뱅가드] 등의 영화에서도 나왔지만, 이 영화에서는 성룡이 찾아오는 석유 공장 관계자로 작중 설정상 성룡의 딸이 나오기 때문에 이 영화 끝에서는 딸과 어느 정도 화해를 이루어내죠.

초반의 매드맥스 짭스러운 부분은 좀 장면 전환이 느리고 지리하지만, 궤도에 오른 다음에는 의외로 정석적인 성룡 헐리웃 영화의 조합이 됩니다. 

[러시 아워]시리즈처럼 성룡과 미쿡인 한명이 팀짜서 액션을 하는 거죠. 존 시나는 처음엔 적이었지만 버디가 된 이후로는 꽤 열심히 잘 도와주고,

작전 중의 커뮤 관련으로 나라별로 손짓 신호의 차이나 어눌한 영어+중국어 사용(존 시나의 중국어!)으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서 벌어지는 의도 밖의 불소통 코메디가 조금 웃깁니다. 

덕분에 악당은 좀 싱겁고 액션도 대단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러시 아워2]와 [용형호제2] 중간 정도의 재미는 나온다고 생각됩니다. 


막판은 차량 갖고 슬랩스틱을 하는 지경에 도달합니다. 초반의 매드맥스 짭스러운 사막 모래폭풍을 뚫고 공장까지 가는 부분에서 나왔어야 하는데, 굳이 막판에 나오는 데에 있어서 이 영화의 액션 순서는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만…,

기대와는 달리 생각보다 나쁘진 않고 꽤 유쾌한 슬랩스틱 차량 액션입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괴이하다 싶을 정도의 집착이 없고 순수하게 차량을 몇회전 굴리느냐 따지던 007 카지노 로얄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후일담과 NG장면이 나오는 것도 좋았습니다. 영화 본편에서는 나름 유쾌하지만 진중한 부분도 있는 양키였던 존 시나였지만 NG장면에서는 (원래 설정이 그랬던 건지) 경박하고 색드립 농담을 날리는 부분도 꽤 나옵니다.

굳이 말하면 이 영화는 마동석의 [황야]였던가 하는 넷플릭스 영화와 비교해야 하겠는데, 액션씬의 비중이나 질에 있어서 그 황야 뭐시기보다는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늙어서 속도가 떨어진 성룡이지만 여전히 지형지물을 사용한 액션이나 힘캐인 존 시나와의 협조로 펼치는 액션은, 외려 7080년대 홍금보와 나오던 액션 영화들도 좀 생각날 정도로 요즘엔 유니크한 영역이긴 합니다.

성룡의 속도가 떨어진 덕분에, 성룡과 존 시나가 옛날 홍콩 무술영화 식으로 권격의 합을 맞추는 나름 진기한(?) 장면도 잠깐 나옵니다. (이것만으로도 한번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머 전통적인 반복인데 근래에 잡화점의 기적이나 라이드 온 같은 드라마 영화에서 성룡을 보던 입장에선 간만에 올드스쿨 성룡 액션이라서 조금 더 관대하게 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성룡 팬을 위한 영화이긴 하지만 존 시나의 팬을 위한 영화기도 하네요. 레슬러 시절의 건전하고 적당히 막무가내인 해병캐릭터까진 아니지만 분노의 질주에서 뭔가 좀 부족하달까 안 어울리는 인상이었던게 이 영화에선 괜찮게 보였습니다.

하여튼 별 생각 없는 액션 영화로 시간을 때워보고 싶은 분은 한번 볼만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강추는 아니지만 성룡과 존 시나 조합 자체가 나름 흥미로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2023-11-09

더 마블스 잡담


간만에 극장에 갔는데, 


마블의 공격적인 극장용 연속 드라마 시리즈가 이젠 슬슬 관심도 빠지고 SNS 등에서도 스포일러 걱정 안해도 되는 게 좋은 상황이 되어 버렸는데,

이런 악조건에서 개봉한 영화 더 마블스…


아마 현 페이즈의 마블 영화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옛날 디즈니의 TV 드라마 시리즈 "디즈니랜드" 같은 분위기인 영화 아닐까 합니다.

그나마 단독 영화 작품으로의 완결성은 어느 정도 굳히고 있기는 한데, 문제는 이게 나름 진지하던 전작 "캡틴 마블"과 비교하면 그냥 정신줄 놔버린 병맛 개그와 괴이한 전개 황당 시츄에이션의 연속이라…


일단 마블 영화 유니버스의 세대 교체를 확실히 어필하는 결말이긴 합니다.

이번 편 결말이 새로운 팀의 구성을 암시하면서, 아이언맨 1편 쿠키에서 닉 퓨리가 나오는 것을 자체 패러디 하거든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번 편이 나름 큰 스케일의 위기상황인데 CG와 예산 부족으로 지구 피해 상황을 제대로 안 보여주는 지라…

예고편만 봐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지만 3명의 능력자가 이변으로 인해 능력이 얽혀서 만약에 두 명 이상이 동시에 능력을 쓰면 서로의 위치가 멋대로 바뀌어 버리는, 

이미 반쯤 슬랩스틱 코메디 스러운 상황인지라, 전개상 진지함은 나오기 힘들어지는 중인데…


지구에 있는 미즈 마블과 우주에 있는 캡틴 마블이 동시에 능력을 쓰면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아무래도 액션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산만해지기 쉬운 전개인지라

막 악당들을 줘패다가도 갑자기 위치가 바뀌면서 역으로 쳐맞는 상황이 이어지니 이건 위기도 아니고 개그도 아닌 전개가 되어버려서 보기 좀 괴롭게 느껴질 부분도 있을 지도요.


재미가 없는 건 아니고, 나름 인물들의 트라우마 적인 상황과 이런저런 은원이 해결되는 이야기기는 해서…

이야기 자체는 여자 셋이 서로를 보듬어주는 이야기라,

근데 뭐 딱히 PC니 페미니 뭐니 말 하기도 뭐하네요.


무엇보다 이번편의 빌런이 막판에 지구의 태양을 자기네 별의 죽어가는 태양 대신 쓰겠다고 시공을 찢어버리는 대 위기 상황인데, 

막상 악당 부하들이 지구에 오기 이전에 대부분 다른 별에서 싸우고 있었기 때문에, 막판에 지구 위기의 대규모 위기~인 상황인데 졸개 없이 보스급 빌런과 마블즈 3명만 싸우는 조촐한 액션이 되어버린다는 문제도…

마블 영화 세계관에서 쉴드가 지구 내 사건을 담당하는 비밀 조직이었다면, 쉴드 대신 우주에 나간 비밀 조직 세이버가 있었고 닉 퓨리가 세이버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막상 그 세이버가 이런 지구의 거대한 위기 상황에서 별 하는 일 없이 대피하기 바쁜 건 블랙 코메디 같은 조크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어리둥절하게 되서 그냥 막 병맛이구나~하고 웃기도 뭐한 전개인데…

그리고 그 위기 해결을 맡는 구즈는 이번에 대량의 우주고양이 아기들을 까서 막판 클라이막스의 세이버 우주기지 대위기~ 같은 핀치 상황에 맥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만, 

(아니 진짜 이럴려고 플러큰 내보낸거냐 퍼킹 플러큰~ 싶기도 하고)

하여튼 결과적으로 보스 급 빌런은 마블즈 3명이서 어떻게든 처리하고, 세이버 우주 기지의 위기 상황은 구즈와 우주고양이들 대활약(…)으로 커버되고, 

어째 닉 퓨리는 초기의 진중한 이미지가 그냥 웃기는 직장 꼰대 상사 취급이 되어버려서 한숨만 나옵니다. 

그리고 이번 편은 정말 수위를 낮춰서 닉 퓨리가 욕을 거의 안합니다. OTL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보면서 일본 특촬물 극장판 "울트라맨 사가" 같은 영화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디즈니랜드' 연속 드라마 수준인 겁니다. 


우주물똥 아바타 따위에 CG기술 투입된 거 10분의 1만 여기에 돌려도 액션이나 우주 묘사가 조금 더 괜찮았을까 싶기도 하고,

박서준 불러서 뮤지컬 시킬 돈이 있었으면 일본 JAC 불러와서 액션 시켜도 이것보단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주연급 3명이 모두 액션 전문은 아니라 막판엔 액션 합 맞추는 것도 포기했는지 악당 당하는 것도 제대로 안 보여주고 점프 컷도 나올 지경이라 

액션을 기대하신 분은 '위치가 바뀌는' 조건 한정 액션이란 상황 자체는 신선해도 결과적으로는 하품만 나올거고,

그렇다고 위치 전환이란 코메디 시츄가 만들기 좋은 병맛개그가 완벽하게 살아 났냐면 그런 것도 아니고…


머 그래도 접근하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드라마 완다비전과 미즈마블 하고 전작 캡틴 마블 정도만 보고 오면 기존 영화는 안봐도 보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가오갤 1편의 로난을 기억하지 않으면 이번 편의 악당이 아 로난과 크리 제국 쪽 인물이구나 파악하는 게 느릴 수는 있겠습니다. 

(사실 하는 짓도 로난과 비슷한지라)


종합적으론 대체 뭘 하고 싶냐 싶지만, 앞으로 마블 영화들이 디즈니 아동 드라마 수준 이상으로 수위를 올릴 생각은 없다~라는 지향점은 확실히 드러내는 셈입니다.

덕분에 케빈 페이기는 무난한 시라쿠라 신이치로 였구나 라고 아는 사람만 아는 소리를 지껄이게 될 뿐입니다.


여기부터는 쿠키 내용 포함 스포일러입니다.


하여튼 그래서 억지로 부서진 차원의 벽을 매꾸는데 성공은 했지만, 모니카 램보는 찢어진 틈으로 떨어져서 어딘가 다른 시공간으로 떨어집니다.

캐럴 덴버스는 크리 제국의 행성 할라에 가서 죽어가는 태양에 에너지를 부여해서 태양을 되살리는 데 성공하는 히어로 일을 합니다.

미즈마블 카말라 칸은 2대 호크아이와 만나서 새로운 젊은 이들을 모아 팀을 꾸릴 것을 암시합니다.


쿠키에서는 모니카 램보가 엑스맨 세계관에 떨어져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어떻게 엑스맨이 MCU에 진입하게 될지 궁금하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스포일러를 보면 딱 이제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궁금할 정도로만 나왔다 싶은 느낌입니다.

정복자 캉 배우 문제 때문에라도 그냥 데드풀 받아 들인 김에 ㅇㅅㅁ 쪽 세계관과 얽어가면서 평행 세계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으면 싶네요.


딱 거기까지인 영화였습니다. 

샤잠 속편보다는 낫고 더 플래시와 비슷한 정도인데 엎어치나 매치나 정도인… 



아주 재미있다곤 못하겠지만 요새 CG떡칠한 비싼 똥들 같은 영화들 보단 머 무난하게 볼 수 있는 TV드라마 스페셜 극장판 정도는 되네요. 

그런데 극장에서 보기엔 살짝 돈 값을 못하는데 그나마 TV에서 보면 더 재미없을 거라서 극장에서 보길 권하게 됩니다.


시리즈 팬보다 신규 10대 팬을 노리고 만들긴 했는데, 이거 좀 수위 너무 낮춘 거 아니냐 싶을 정도로 밋밋하다 생각할 사람도 많겠네요.

결론은, 쿠키와 앞으로의 내용을 기대하면서 평가를 조금 올려서 10점 만점에 6점은 되는 영화라고 평하겠습니다.



:DAIN.


#영화 #마블 #MCU


2023-11-01

요즘 이것저것 본 잡담 - 그어살 / 플루토 등등



- 그냥 요즘 이것저것 본 잡담입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일본의 TV방송국에게 팔려가는 상황에서, 
미야자키 영감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가 사실상 일본 내수로는 손익분기가 위험하다는 말이 나왔는데, 
하여튼 한국 국내에도 개봉을 했고, 일단 지난 주에 보고 오긴 했는데…

결과물로는 "잘 만든 애니메이션인데, 기존 지브리 작품같은 부류의 재미있는 모험물이나 환상적인 체험을 바라는 사람들을 노린 물건은 아니다." 라고 해야 겠군요. 

D모 평론가 식이라면 '내용보다 주제가 앞서간다'고 할 수도 있겠고, 결과물 자체는 고퀄이지만 찬반이 갈릴 수 밖에 없는 물건이 나왔다고 하겠습니다.

설교적이느니 이중적이라느니 평가적으로도 이상하게 갈리는 모양이지만, 작품이 실제로 나쁜 게 아니라 그냥 여유가 없고 할 말이 많은데도 이건 꼭 넣어야 겠다고 사족을 막 붙이면서 늘어진다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지금 한국 사람들이 이 사람의 작품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뇌내에 받아 들일 정도로 여유가 없고, 작가 스스로가 그냥 곧이 받아들이지 말라 생각하면서 보라~라고 마구 이상한 어필을 하고 있는 지경인지라 피할 수 없는 논쟁이겠지요.

물론 개인적으론 "80살 넘은 노인네의 주책(이라고 쓰고 중2병이라 읽는 [왜가리 스트랜딩]"이라고 트위터 등에 농을 치고 있습니다만, 
일단 수우미양가로 치면 '가'에 놓겠지만. 이건 최악이란 게 아니라, 볼 가치가 있는 가작이란 소리입니다.

센과 치히로~처럼 환상 속 세계로 들어가는 남자아이가 이것저것 겪어 성장하는 이야기인데, 남자아이를 어느 쪽에 놓고 보느냐 감정이입이 가능한가 등등이 평가가 갈리는 이유긴 하겠지만,
가장 큰 문제가 연출적이나 장면 등이 기존 미야자키 스타일의 집대성이나 자기 복제에 가까운 무엇인가 인지라 신선하다기 보다는 '잔잔하게 압박하는데 어떤 화끈한 폭발이 없는 채로 끝나는' 그런 느낌입니다.

우익이니 뭐니 같은 건 다 쓸데없는 소리고, 미야자키 본인이 구체적으로 반전이 어쩌고 하는 식으로 대놓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작가가 자기 어렸을 때 체험을 반추하는 무기공장 아들내미 설정이 필요 이상으로 어필되는데, 
무기공장 하는 아버지가 (센과 치히로~때처럼) '새로 이사온 집'에 무기 부품을 실어 갖고 와서 적응할 시간조차 줄여버린다는 그런 묘사가, 
외려 남자아이가 도피적 심리로 이상한 탑으로 뛰어드는 이유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그 안 좋았던 전쟁시대'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임을 드러내려는 건 확실해 보이고, 
이래저래 작가는 할 말이 많았고, 자기는 여러 작품을 통해 '꿈의 이야기'를 담은 장난감 블록들을 쌓듯이 작품관을 통한 세계관을 만들어 내려 했지만, 
자기가 쌓은 세계관인 그 블록들이 악의로 물들거나 사람들에게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느끼는 것인지 그에 대한 변명과 안타까움을 표현한다는 느낌입니다.

하여튼 불만점은 많지만 이 영감님은 자신있는 달리기 같은 액션 연출이나, 아름답지만 어딘가 뒤틀린 느낌의 환상 속 세상을 그냥 쓱쓱 그려서 덕지적지 붙인 배경 위에다가, 
자기 생각과 사상을 적은 메모를 마구잡이로 덕지덕지 덧붙인 꼴라주 같은 거대한 덩어리란 말이지요. 

머 개인적으론 어린 조카들이나 저보다도 나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개인의 반응은 자기 생각으로 비춰보는 거울 같은 딱 그 정도의 작품이네요.


= 또 하나는, 넷플릭스의 [PLUTO(플루토)] 애니메이션 인데…


일단 혹시나 모르실 분을 위해 전제를 깐다면, 20세기 소년이나 마스터 키튼 등의 작가 우라사와 나오키가, 
데즈카 오사무의 [우주소년 아톰]의 대표적 에피소드 하나를 기반으로 만든 리메이크 만화 [PLUTO]의 애니메이션화 작품입니다.

사실 아톰이란 이름은 한국에선 21세기 들어서 반쯤 잊혀진 셈인데, 
(물론 2003년의 리메이크 판이나 미국 CG애니 아스트로 보이도 있고, 아동 채널에서 진짜 아동용 아톰 애니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그건 진짜 논외고…)
이 작품은 비교적 근래에 나온 리메이크 작품 기반의 애니메이션이라, 아톰을 몰라도 상관없는데 아톰을 알고 보는게 낫긴 할거란 생각입니다.
PLUTO의 각색자 우라사와 나오키는, 드라마는 계속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나름 잘 짜지만, 실제 내용의 완급이나 흐름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평가가 달라질 작가라 생각합니다. 

저 자신은 우라사와의 대표작 급인 마스터 키튼이나 20세기 소년이나 재미있게 본 편이지만,
아톰의 주요 에피소드 중 하나를 리메이크한 PLUTO는 도중에 때려치워서, 이번에 애니메이션으로 완결을 본 셈인데,
생각보다 요즘 일본의 '무지한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양비론' 작품이어서, 데즈카 생존 상태에 나왔었으면 욕 먹기 좋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것이야 말로 지금 나오는 게 "타이밍 안 좋네" 싶을 물건이었습니다. 
요즘 분위기 생각하면 너무 시사적이고 정치적인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무난 이상의 높은 작화 수준을 유지하면서 공을 들여 만들긴 했는데,
내용적으로는 원전이나 데즈카 작품들에 공통적인 주제 그대로 반전(反戰)을 주장하는 물건이지만, 정작 미국에 해당하는 가상 국가나 작품의 주요한 기반이 되는 적대세력인 중동계 국가 모두를 아울러 까는 양비론이거든요.

최강급 힘을 지닌 로봇들이 개인의 뻘스런 욕망 때문에 무의미하게 싸워야만 했던 원작 아톰의 '지상 최고의 로봇' 편에서 이어지는 반전이란 주제는 플루토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원전보다 훨씬 음모론적인 설정과 로봇 개별에 얽히는 비극적 드라마과 결론에 이어지는 과정 자체는 좋았음에도 중간중간의 미묘한 비꼬임이나 미국 역할의 국가 원수가 벌이는 뻘짓을 보면 요즘 정치적 사안이 떠올라 편하게 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자기 국가의 이익 때문에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인 로봇들의 파괴를 결정하는 정치인들의 어리석음이 과하게 드러나면서, 풍자라는 영역을 넘어서 좀 기분 나빠 보일 정도까지 간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전쟁과 테러가 이어지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풍자나 정치적인 이야기를 넘어서 거의 우화적인 영역에 가는데, 인간과 로봇의 기준과 차이에 대한 (소위 인간과 로봇의 정체성 어쩌고 따질 수 있는 내용의) 부분도 상당히 심각한 주제지만 적당히 일본스러운 수준에서 끝나버립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21세기 들어서도 "아톰 더 비기닝"이라고 아톰을 만든 텐마 박사와 코주부박사로 유명한 오챠노미즈 박사가 젊었을 때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 만화가 나오고 애니화도  되었습니다. 
이 "아톰 더 비기닝" 쪽이 애니메이션으론 평범하지만 '못 보던 이야기'를 보는 거 자체가 좋았고, '제타 마르스'의 카메오 출연이라던가 팬서비스에는 PLUTO보다도 더 충실한 편이어서 개인적으론 이 쪽도 좋았는데,
그래서 PLUTO 애니가 나빴냐 하면, 개인적인 만족도는 사실 '그어살'보다도 조금 더 좋았습니다. 
밤에 틀었다가 철야로 8화 완결까지 한번에 다 봐버렸으니까요.
게다가 이건 일본 TV 애니메이션의 25분 짜리도 아니고, 미국 TV드라마 시리즈의 50~55분 짜리의 긴 물건이라 실제 분량을 치면 8시간 16화 정도라 요즘 1쿨 13화 애니들 보다 좀 더 길고 충실합니다.

다만 요즘 한국 사회 분위기를 보면 이건 정말 편하게 볼 수 없는 물건이라 매우 거시기하네요. 
테러는 계속되고 증오는 연속되는데, 증오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돼지는 인형 같은 창작물 속 정치가들이나 힘이 있는 기득권들보다도 못하단 말이죠. 



- 그리고, '스콧 필그림' 애니판 PV와 오프닝 영상이 공개되서 봤는데, 

서양 만화 원작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쪽 일본인 스텝들을 많이 데려와서 만드는 물건인데, 실제 오프닝 퀄리티는 그렇다 치고, 오프닝 주제가가 일본어… 입니다.
원작자는 캐나다 쪽이고 미국이나 유럽에서 팔린 만화 원작의 애니판이라 일단은 서양 애니 취급해야 할 물건인데, 일본어 주제가가 나오고 있으니 기분 묘하더군요.  
필리핀 버전 볼테스 레거시에서 필리핀 사람이 일본어로 부르는 주제가보다 이 쪽이 더 거부감이 느껴지는 게 신기할 지경이었습니다.

머 일단 원작 내용을 다 살리긴 할 것인가 좀 궁금한데, 그 와중에 실사판 배우들을 성우로 쓰는 건 나름 팬들에 대한 어필이겠습니다만, 
하여튼 오프닝만 보면 "괜찮을까~ 이대로 괜찮을까~" 상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머 나오면 보기는 보겠지만 이건 진짜 예측하기 두려워지네요.

원작도 사실 무뇌 직전의 요즘 젊은이들의 공허함 등등을 그냥 날것으로 던진다는 유치찬란한 묘사여서 영화보다 애니메이션이 더 어울리긴 했는데, 정작 영화가 먼저 나왔죠…
애니가 잘 나오면 좋겠지만, 제가 바라는 방향은 아닐 것 같은 게 아쉽네요.


= 요새 이런저런 일이 밀리고 있어서 삶이 팍팍한 기분인데 이것저것 보는 것들이 다 팍팍한 기분만 만들고 있습니다.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결코 안정은 바랄 수 없는 위기 상황인데, 우리 위에 서있는 돼통령이 사이비와 극우스러운 부류에 휘둘리며 설치고 있는 꼬락서니가 [플루토]의 국가들이 하는 꼬락서니와 비교해도 구리단 말이죠.
현실은 난감함을 넘어 답답함에 그저 한숨만 나오는데, 창작물조차도 편하게 볼 수 없는 현재는 더더욱 난감할 뿐이네요.

연말이 얼마 안남았는 데, 다들 힘든 23년이었지만 "줄일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고 입 안에서 되새기면서 계속 버텨야 하겠네요.


:DAIN.



2023-10-15

알림


안녕하십니까. 
이글루스에서 블로그 하던, 
엄다인이란 작자입니다.

이 블로그는 과거 본인의 이글루스 블로그를 백업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었던 것입니다만, 잊혀진 체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현재 올라와있는 글들 대다수는 이글루스 시절의 일부 글을 테스트 삼아서 옮긴 것입니다. 
양식이 이글루스에 맞춰져 있어서 조금 이상하거나 달리 보일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언제 추가 업데이트가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볼테스Ⅴ 레거시 최종화를 보고 (스포일러 있슴)

(의미불명 잡담) 볼테스 V 레거시 최종화를 보고 (스포일러 있음) 

갑작스럽지만, 일본 특유의 장르 취급 받는 슈퍼로봇물 애니메이션 작품 중 "초전자 머신 볼테스Ⅴ"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거 필리핀에서 이 작품이 방송할 때 아주 인기가 있어서, 21세기 들어서 필리핀 방송국이 판권을 사와서 실사 드라마로 리메이크를 한 작품이 나왔는데 이게 "볼테스Ⅴ : 레거시"란 제목으로 2023년에 방송되어 무사히 완결까지 끝난지 좀 되었습니다. 
국내에는 정식으로 수입된 데가 없지만 유투브에 올라오는 데가 있어서 보게 되었는데, 당연하지만, 원전은 1977년 작인 일본의 슈퍼로봇물 애니메이션 "초전자 머신 볼테스Ⅴ(파이브)"입니다. 
국내에서는 '볼트 파이브'라는 제목으로 초반 부분이 대여점 비디오 용으로 출시가 되었고, 케이블이나 공중파 TV방송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에서도 나름 명작 취급 받으면서, 나가하마 낭만로봇 시리즈 운운하는 전작격인 "초전자로봇 콤배틀러V"와 후작격인 "투장 다이모스"와 함께 3부작 아닌 3부작 취급 받는 연작이며, 그 중에서 드라마 적으론 평가가 높았던 편에 들어갑니다.

이런 작품이 본고장 일본도 아니라 굳이 필리핀에서 리메이크가 되었다는 자체가 좀 특이한 케이스이긴 한데, 막상 결과물이 나온 걸 보니 원작을 잘 소화하려 노력했다는 것과 동시에, 적당히 현재 세계 영상물의 기준이 어디에 맞춰진 걸까 생각해볼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머 그건 이 글에서 팔 내용은 아니니 넘어가겠습니다. 
머 스포일러도 있고 하니 굳이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설명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먼 우주에 있는 보아잔 별(성:星)의 군대가 지구를 침략하려 하고, 이 사실을 미리 안 고우 켄타로, 고우 미츠요 부부하고 그 부부의 스승과 관련자들이 만들어낸 슈퍼로봇 볼테스Ⅴ를 가지고서 보아잔 별의 침략군과 싸운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슈퍼로봇 볼테스의 파일롯은 고우 부부의 자녀들 고우 켄이치, 고우 다이지로, 고우 히로시=고우 형제들 및 그 관련자들이고요. 
보아잔 별에서 온 침략군은 일단은 명목은 지구 정복이란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그 자체 만이 목적은 아니고 실제로는 다른 정치적 상황적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라는 정도가 있었고요. 
그 유명한 "마징가Z" 이후로 정착된 1주일에 1화 방송하면서 아군의 슈퍼로봇 1대에 적군이 강력한 적수(거대한 괴수라던가 로봇이라던가)를 보내와서 대결하는 도식적인 전개를 따라갑니다만, 필리핀 리메이크판 "볼테스Ⅴ: 레거시"에서는 전투의 비중을 좀 줄이고 대신 인물들의 드라마 쪽을 좀 더 보강해서 90화라는 꽤 긴 화 수로 완결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방송한다 어쩐다 하는데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모르겠군요.

머 어쨌든 요즘 분위기도 있고 해서 정치적인 이야기라던가 이것저것 생각할 건덕지는 많이 있었는데, 굳이 글까지 적을 필요는 없었지만… 일단 이 작품은 생각보다 많이 고쳤고 생각보다 달라졌습니다. 
특히 최종화에서 바뀐 부분은 거의 작품의 주제가 미묘하게 달라지게 되었고, 같은 드라마의 같은 내용이라도 받아들이는 국가의 문화나 정서적 차이 및 정치성 등등 여러가지가 달라지게 되었음을 다시 깨닫는 기회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일본 원작은 흔히 로봇물에 대해 생각하기 쉬운 단순한 권선징악적 내용이기 보다는, 좀더 정치세력 대 정치세력이란 인상이 남는 데 거기에 적당히 드라마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귀족정이나 기타 등등 근대에 대한 동경이나 그런 정서 같은 것도 녹아있는 당시로는 독특한 작품이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후 1979년에 기동전사 건담이 나오면서 보다 현대전에 가까운 묘사 및 군수산업이나 기타 등등 현대적 소대가 중심이 되고, 다그람 이후론 로봇물도 한번 뒤집어 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설정 상 보아잔 별은 뿔이 있는 사람들이 왕족+귀족이고 뿔이 없는 사람들이 평민인 철저한 계급 사회로, 나름 높은 과학력을 갖고 있지만 정치적으로는 왕정제를 고수하고 있는 지라 마치 중세 유럽 스타일의 귀족과 산업혁명 직전의 평민들이 미묘하게 알력이 있는 머 그런 정도의 사회 묘사가 이루어지는데, 보아잔 왕족과 귀족 중에서의 권력 다툼 중에 전 황제의 서자였다가 즉위한 현 황제 '르 잔바질'이 전 황제의 핏줄인 프린스 하이넬(왕자라기 보다는 대공 급이겠죠)을 지구 침략군으로 밖으로 내보내서, 만약 하이넬이 전쟁에서 죽거나 패전 책임으로 제거할 계획을 진행한 탓으로 지구가 엉뚱하게 침략 전쟁에 휘말린 셈입니다. (다만 이것도 나름 드라마의 숨겨진 비밀 때문에 단순히 휘말린 것만은 아니게 되지만요…) 

프린스 하이넬은 그래도 나름 개념잡힌 귀족이라 현 황제의 전횡에 불만이 있지만 일단은 자신의 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지구 침략에 나서지만 그 와중에 출생의 비밀이나 여러가지 드라마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과 함께 지구 측에서는 볼테스 팀이 보아잔 별로 역공을 들어가고, 보아잔 별의 시민혁명군과 볼테스 팀이 연합하여 침략전을 막는 결전에 들어가게 되는데… 
하여튼 결말을 보면, 일본 판에서는 결국 '시민 혁명'이 일어나서 평화와 재견을 위한 새로운 보아잔의 시작으로 결말 지어지고, 주인공들은 침략을 막는 구국의 모험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만…, 
필리핀 리메이크 드라마 판에서는 보아잔에 정당하게 새로운 왕족이 즉위하고, 주인공들은 모험을 끝내고 돌아와서 각자의 인생을 살게 되었지만 언젠가 이런 일이 있으면 그들은 다시 뭉칠 것이다~ 같은 투로 디테일이 꽤 바뀌었다가 결론입니다. 

이게 일본과 필리핀의 문화적 정치적 차이 만은 아닐거고, 필리핀 리메이크 판이 그냥 후일담을 좀 더 넣고 인물 디테일을 추가하는 김에, 자기들의 '팬심'을 어필하는 "그 들은 우리와 함께 있다"라는 투의 동시대적 공감을 요구하고 바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최종화 마지막에 THE END나 FIN이 뜨는 것이 아니라 "VOLTES V : LEGACY WILL LIVE ON…" 으로 끝나거든요. 

일본 원판에서는 아직 입헌군주제가 유지되는 나라 답지 않다 싶을 정도로 시민혁명에 중심 드라마가 실려있고, 보아잔 별의 지구 침략은 현 집권층인 왕가와 귀족이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무리한 출병이었고, 어떤 의미로는 반대파를 전쟁에 앞장세운 풍신수길과 임진왜란과도 겹쳐 보이는데, 필리핀 판에서는 그냥 재미있고 인기 있던 드라마 정도로 다루어져서 그걸 현재 필리핀 영상기술로 최대한 재현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개인적인 결론이 되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좀더 투명(?)해지고, 대신 주역들 간의 연애나 인간 관계들을 좀더 파고 들어서, 프린스 하이넬이 직접 지구인으로 변장해서 볼테스 팀의 기지에 잠입하는 등의 디테일이 추가되었습니다.

2015-03-01

빅 히어로


illusion Illusion

빅 히어로
BIG HERO 6

★★★1/2

 1문장 단평 : 돌고 도는 영향의 주고 받기


  - 미쿡 '애니메이션 무비'에서 디즈니가 백설공주로 장편 애니메이션의 시대를 열어서 5분의 막간극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깨버린 이후로,
 디즈니는 이쪽 업계의 선두에 서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 장편 극장용 '애니메이션 무비' 시장이 과거 전통적인 '손으로 그리는' 페인팅에서 '컴퓨터 그래픽스에 의한' 모델링 작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디즈니는 선견지명으로 CG개발사를 세운 누군가의 '픽사' 때문에 기존에 고수하던 디즈니 식 애니메이션 작법에 크게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지금의 디즈니는 픽사를 포함한 기득권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보수적 미국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들에 몰두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엔딩 크레딧에서 손으로 그린 과거 CARTOON 풍 느낌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이 작품은 과거의 페인팅과 현재의 모델링을 잇는 과정에서 디즈니 자신과 디즈니에게 영향을 주고 받은 다른 작품들,
  구체적인 일례를 들기는 애매하지만 이미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히어로물이나,
  왜쿡산의 로봇물 이나 기타 다른 작품들에서 왠지 한번 이상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의 다양한 내용들이 뒤섞인 종합선물세트에 가깝다는 인상이 듭니다.

  그런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운 느낌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면 (디즈니의 전통대로) 따라붙을 비디오용 속편이나,
  혹시나 나올지도 모를 이 작품의 후속 TV시리즈에서는 가능하다면
  CG모델링이 아니라 손으로 그린 손그림의 느낌을 살릴 카툰 풍 '그림'으로 나왔으면 싶어지기도 합니다.

  = 단순히 종합 선물 세트~라고 말하기에는, 이 작품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들이 뒤섞이는 과정에서
  디즈니가 영향을 주었던 다른 애니메이션 회사나, 일본 같은 다른 방향에 속한 작품군에서 받은 영향을
 딱히 숨기거나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덕분에 이것저것 뒤섞이는 과정에서 단순한 비빔밥 같은 게 아니라,
  맛이 뒤섞이면서 좀더 다른 맛을 이끌어낸 잡탕찌개라는 인상입니다.

  우선 딱 봤을 때 바로 와닿을 수 있는 메인 스트림인 미국식 코믹 히어로에다,
 일본식 마스코트 로봇 및 소위 세카이물 적인 특성이라던가
  그 밖에도 어느 나라인지 특정하기 힘든
  미묘하게 뒤섞인 복합적인 느낌의 배경 등등이 이것저것 잘 뒤섞여서 딱히 어색하지 않게
  (현재에는 거의) 미국적인 느낌만이 아니라 '국제화된' 복합적인 인상이
 작품 내에서 그럭저럭 우러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세계적인 흥행을 한 전작 [겨울왕국]은 철저하게 서양 쪽,
 특히 북유럽에 가까운 '구체화'된 이미지가 있습니다만, 이 작품은 미국적이다~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여러 인종과 문화가 뒤섞인 '잡탕찌개'라는 인상의 미국적인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 사실 처음에 히로가 들고 나오는 로봇 격투용 (3단분리) 로봇은 아톰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고,
  또 일본 로봇물에서는 적지 않게 등장하는 '작은 것이 합체하여 하나의 군체를 이루는' 형식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단 히어로물은 미국 히어로 만화에서도 많이 사용되었지만,
  구체적으로 색상과 개성을 확실히 살리면서 존재감을 어필하는 것은 일본에서 시작된 파워레인저~같은 전대물 비슷한 인상도 남아 있다고 하겠습니다. )


2015-02-14

기생수 Part 1


※ 영화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읽으실 때 주의를 바랍니다.
 일부 부분은 스포일러를 가리기 위해 글자 색을 바꾸는 등의 처리가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안 보이는 부분은 마우스 드래그를 하면 보일 겁니다…)


기생수 파트1
 (익스트림 무비 시사회 관람 :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7관)

 : 시사회에서 본 지는 며칠 되었습니다만, 이런저런 잡 생각의 정리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덤으로 쓸데없이 읽기 귀찮은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만, 영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상하편의 상편에 해당하기 때문에 완결이 안되는게 문제 아닌 문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도 하편 '완결편'을 기대하게 됩니다.
  국내 흥행이 괜찮아서 완결편도 무사히 수입되어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1/2
  : 하나의 원전을 가지고 다양한 매체 전환을 통한 멀티미디어 머천다이징 전개에서, 원작과 성공적인 차별화에 도달한 결과물


 감독 : 야마자키 타카시
 각본 : 코자와 료타, 야마자키 타카시
 주연
    이즈미 신이치 : 소메타니 쇼타
    미기(오른쪽이) : 아베 사다요
    타미야 료코 : 후카츠 에리
    무라노 사토미 : 하시모토 아이



미지의 생명체가 인간의 존재의의를 물어본다
  - 이 영화의 원작이 되는 만화 "기생수"란 작품은,
  냉전 시대나 매카시즘 같은 이념적 소재의 비틀린 SF코드로 취급되기 일수였던 흔히 말하는 '바디 스내쳐' 변형 계열의 SF호러 코드가,
  일본에 들어와서 만화가 이와아키 히토시의 손을 거쳐 (정치적 이념적 면은 약간 줄이고) 좀더 시니컬한 면을 강조하면서 동물과 인간과의 차이점 같은 것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정서인 인간성이나 인간의 존재의의, 환경 문제 같은 것을 파고들면서 기존의 SF호러 장르물과 차별되는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걸작 만화라고 하겠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 이즈미 신이치는 어느날 알수 없는 생물체가 몸에 기생하게 되고,
  기생당한 이후 신이치의 오른 손은 자아를 갖고 있는 다른 지적생물 '오른쪽이'가 되었다.
  신이치는 오른쪽이와 함께 인간들에게 닥쳐오는 위협과 이변과 조우하게 되는데…

  = 원작 만화는 제목 그대로 다른 생명체에 '기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인간에게 기생하면서 살아가는 '인간 이외의 지적생명체'인 패러사이트 와의 조우를 통해서,
  인간이 보통 생각하지 못하던 인간적인 면모나, 인간의 존재의의 등을 묻는 제법 시리어스하고 생각할 여지가 있는 내용이었고,
  소위 소년 점프 연재작인 드래곤볼 등으로 대표되는 소년 만화가 아닌 청년지 계열 작품 중에서는 상위권의 흥행 결과를 거둔 작품에 속합니다.

  그리고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삼아서 영화로 만든 이 영화판 '기생수'에서는 아무래도 원작 만화보다는 좀 더 일반적 드라마에 가까운 인상으로 가족영화적인 면모를 강조하며,
  요새 해외의 인기 드라마 '워킹 데드' 같은 작품을 의식하여 묵시록적 분위기를 살짝 가미하는 와중에 좀더 무난한 플롯+감정 라인의 각색을 타서 전반적으로 좀더 보편적인 '호러 액션'에 가까운 인상의 영상물로 각색된 성공적 결과물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이나 다른 미디어 전개와는 좀 달리 표현 수위적 문제나,
 극장용 상업 영화의 시간적 문제 같은 여러 이유들 때문인지 몰라도,
 원작 내용의 서브 플롯이나 조연들 일부가 커트되어 나오지 않는 등의 미묘한 각색이 이루어졌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원작의 엑기스를 잘 살리고 있는 실사 영화판으로 거듭났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2013-01-03

바람의 검심 : 실사영화판 (2012)


  # 2013년 새해 첫 오덕질(?)은, 벌써 끝난지 10년이 넘은 왕년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실사 영화의 개봉 전 시사회 감상이었습니다.
  예,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작년 연말 12월 22일 개봉 예정이었던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판의 시사회를 보고 왔습니다.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판)
  2012. 8.25. (일본개봉일)

  한국 개봉은 2012년 12월 22일 예정이었는데, 27일 예정으로 바뀌었다가 이후 계속되는 여러가지 어른의 사정으로 개봉이 밀려서 2013년 1월 3일 개봉이 되었군요.
  하여튼 이런저런 파행 때문에 1월 2일 저녁에 이벤트 시사회가 있어서 그 쪽으로 보게 되었습니다만,
  시사회 치고는 사람이 제법 많아서 '볼 사람은 거의 다 시사회에서 다 보는' 수준이 될 것 같을 정도였습니다.

  하여튼 보고와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도중에 한번 날려먹어서 글의 정리랄까 마무리가 좀 이상하게 느껴질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말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든다면 원래 그런 건 아니고 두번 고쳐서 쓴 글이라 그렇게 되었다고 양해 바랍니다.



  - 뭐, 영화는 그냥저냥 좋았습니다.
  일단 결론만 말한다면, 켄신 실사판 영화는 우선 "한번 볼 만하다"는 수준은 됩니다.
  국내에서 불특정 다수가 봐도 무조건 흥행할 만한 급이라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는데, 일본 문화나 칼잡이 영화 같은 것에 거부감이 없다면 한번 봐도 시간 아깝다~는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원작 만화를 봤다면 각자 생각하는 캐릭터와 액션의 이미지에 완전히 부합한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이런 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구나~라는 점도 있고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하므로 한번 볼 정도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예, 이 영화는 워너 브라더스에서 배급한 일본 국내 말고도 수출을 염두에 둔 세계구 대상의 영화입니다만, 실제로는 헐리웃의 블록버스터 영화의 흐름을 따르는 영화라기 보다는, 그냥 평범하게 잘 만든 소품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다만 스케일이 작다거나 아기자기한 영화라기 보다는 옛날 80년대 성룡 영화 "프로젝트A" 같은 느낌의 액션 모험물 느낌으로 보면 충분히 즐길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만화 캐릭터의 이미지에 (꼭 닮았다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어울리는 배우들을 데려다가 적당히 만화스러운 개그와, 적당히 만화 원작이란 걸 상기하게 만드는 (조금 오버액션 기미가 있으며) 또한 나름 허풍이 많고 만화스러운 활극다우면서 원작이 갖던 진지한 부분도 그럭저럭 살려내고 있습니다.

  뭐 국내에도 더빙 방송한 '가면라이더 덴오'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변신 히어로 덴오를 연기한 주인공 배우 사토 타케루가 켄신으로 나오는 게 나름 반가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기본적인 캐스팅인 의외로 원작 만화의 이미지에 충실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드시 만화 속에서 튀어나왔다~할 정도로 닮았다라는 게 아니라, 이미지에 충실해서 그럭저럭 어울린다~라는 점인데 단순히 배우의 인상이 비슷하다는 것 이외에도 배우의 연기력을 생각한 작중 비중 배분이랄까 그런 식으로 발란스를 맞추고 있다는 점이 큽니다.


 = 원작만화를 보지 않은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일단 주인공 켄신은 일본이 서양문물에 개화되기 직전의 막부 말에 막부를 전복시키고 개화를 하겠다는 일종의 혁명집단인 유신 측에서 정부의 군대와 싸웠던 전설적 암살자이자 최고급 실력을 지닌 무사='칼잡이'입니다. 영화에서는 프롤로그 부분에서 전쟁 중에 사이토와 스쳐지나가는 부분이 그려지며 전쟁이 끝나면서 칼을 버리고 모습을 감추고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 본편은 이 전쟁이 끝나고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자세한 스토리나 다른 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우선 캐릭터 관련 이야기부터 들어갑니다.

  주인공 켄신은 (일본의) 메이지 유신 직전의 내전 중에 칼잡이로 활약하다가 나름 깨우친 바가 있어서 불살의 맹세를 했지만 배운게 검술 뿐이라 칼을 버리진 못하고, 칼날이 칼등에 있는 '역날'이라 보통으로는 사람을 벨 수 없는 역날검을 가진 체 떠돌아다니는 떠돌이입니다.
  켄신 역의 사토 타케루는 굉장한 명연을 펼치거나 하지 않지만, 원작 만화에서 켄신의 말버릇이나 상황에 따라서 말투와 억양이 바뀌는 등의 캐릭터의 변화를 표현하는 데에 충분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약간 만화적인 과장이 섞인 액션 연기에 있어서도 과거 변신 히어로 연기를 맡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유연하게 잘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원작에선 켄신은 결국 칼잡이라 칼이 없으면 약해지는 걸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사판에서는 검술 이외에도 권법도 사용하며 기본적인 격투 능력이 있는 걸로 묘사되고 있으며, 영화 초반에는 역날검도 뽑지 않고 주먹만으로 싸우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역날검을 뽑는 식으로 연출되어 있어서 나름 원작의 주제 의식에 충실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켄신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나 과거가 드러나면서 목소리가 바뀌는 부분이나, 분노나 격정을 드러내는 부분 등등은 이래저래 아주 좋다고는 못해도 나름 인상적인 연기입니다만, 역시 만화적인 캐릭터에 어울리는 인상에 배우의 곱상한 미모가 실사판 켄신이란 캐릭터에서 최고의 포인트라고 하겠습니다. (원작 만화의 보이쉬한 이미지보다는 풋풋한 청년의 인상입니다만…)

  '일단은 히로인'인 카오루 역의 타케이는 만화와는 약간 이미지가 다르지만, 내란이 끝나고 10년 뒤 시대에 평화로운 세상의 소녀 이미지에는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연기가 좋다고는 못하겠는데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라는 정도군요.
  그리고 소년 만화에 따라붙는 어린 꼬마애 역할인 묘진 야히코는 원작에 비교하면 비중이 줄었는데 원작에선 나름 '다음 세대'를 상징하는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실사판에선 감초이자 꼬마 개그맨 역할로 굳었으며 아역 배우도 그냥 평범하게 이미지가 겹치는 정도이지만, 뭐 카오루와 옥신각신하는 개그 포지션에는 괜찮고 (카오루의) 요리 솜씨 갖고 개그치는 부분에서는 제법 괜찮은 싱크로였습니다.
  메구미 역의 아오이 유우는 역시 원작 캐릭터와는 이미지가 조금 다르지만 그럭저럭 실사판에서 그려지는 메구미라는 캐릭터와 어울리기는 하는 인상이긴 한데, 막상 메구미란 캐릭터에 대한 실사판 작중 해석에서는 원작의 성숙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주위에 휩쓸리는 인상이라서 취향을 탈 캐릭터가 되어버렸다고 하겠습니다.

  사가라 사노스케는 원작에서 나름 중요한 부분이었던 적보대 이야기가 통체로 들려나가면서 켄신과 함께 실사판에서 과거가 세탁된 편입니다.
  속편이 나온다면 속편에서 켄신의 과거가 다루어지는 것과 같이 사노스케의 과거가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실사판 영화 본편에서는 그냥 동네 건달이자 싸움꾼 역할에 충실합니다. 배우도 원작의 까칠한 이미지 보다는 그냥 '동네 바보 형'으로 승화되어 버려서 묘합니다만, 액션적으로는 켄신의 빠른 검격 액션과 구별되게 크고 둔중한 참마도를 휘두르고 하면서 나름 박력있는 '개싸움'을 보여주는 등 눈요깃감으로 충실하게 연출되어 있습니다.
  역시 역사적으로 봐도 이 사노스케란 캐릭터의 사연도 그냥 넘어가긴 뭐한데, 주인공 켄신과는 다른 의미에서 나름 무거운 과거가 있는지라 실사판만 보신 분이라면 원작 만화의 사노스케의 과거 관련 에피소드들 (초반 1,2권과 이후 몇몇 에피소드) 정도는 챙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만화의 인기 캐릭터인 사이토 하지메 역의 에구치 요스케는, 만화에서의 마르고 샤프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무게감을 주는 언동과 어울리는 적절한 똥폼의 구사로 나름 멋지게 실사판 만의 사이토를 재해석합니다. 특히 거의 유일하게 원작 만화에서 그려졌던 '필살기 연출'을 그럴 듯하게 자세를 잡아주는 팬 서비스를 괜찮게 소화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역시 사건의 유기적 연결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본래 원작에선 사이토가 등장하지 않던 부분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판에서, 본래는 더 나중에 나오는 캐릭터가 빨리 등장해 버린 꼴이라 본의 아니게 '내용 까발림'이 되어버리는 셈이지만, 그래도 사이토가 켄신이란 캐릭터에 대한 대칭점이면서 켄신과 비교하면 '전쟁을 함께 겪은 세대면서 전후에도 전쟁때처럼 사는' 반대 입장이란 측면에서 작품의 주제를 말하는 데에 빠질 수 없는 캐릭터라, 원작보다 빨리 등장하게 된 것은 영화판 만의 각색점으로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중반에 흐르는 켄신의 과거 회상 씬에서 뒷 모습만 등장하는 (영화에선 비중이 없는 2번 히로인…) 토모에는, 원작보다 비중은 줄었고 인상도 약합니다만 아무래도 속편이 나온다면 결국 다시 과거 이야기가 다루어지지 않을 수 없을터이니, (토모에의 얼굴이 제대로 드러나는 속편에서의) 캐스팅 쪽에서 어떻게 될지 조금 궁금하기도 합니다.
  사실 왜 켄신이 떠돌이가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측면에서, 원작 만화에선 19권 넘어서나 등장하는 토모에의 이야기도 미리 살짝 등장한 셈인데, 토모에가 켄신이 죽인 희생자를 끌어안고 절규하는 회상 씬의 연출 자체는 평범하지만 나름 인상은 강합니다.
  역시 이 부분도 영화만 보는 분에게는 '그냥 슬피우는 희생자의 가족'으로만 다가오겠지만, 만화를 보고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 속편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점에서 나름 안배가 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조금 미묘하군요.
  뭐 일단 뒷모습 뿐이지만 실사로 그려진 토모에의 첫 인상은 나쁘지 않았는데, 이후 속편의 캐스팅에 따라서 이번 편의 평가도 바뀔거라 생각됩니다.

  나머지 인물들은… 악역들인 간류 역의 카가와 테루유키는 오버 액션으로 일관하지만 나름 싸굴하고 비열한 악역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음흉함은 원작의 간류가 '문자 그대로 그림처럼 그려놓은 썩은 악당'의 이미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악당 특유의 찌질함이나 막나가는 부분은 만화보다 더 그럴듯하게 캐리커쳐로 그려놓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간류의 부하인 흰 양복 삼인방은 형제인지 어떤 것인지 크레딧에서 지나가는 이름만으론 확인하기 미묘합니다만, 하여튼 이 캐릭터들은 묘하게 원작 최후반 인벌편의 4쌍둥이 악당이 떠올라서 은근한 개그가 되더군요. 묘하게 코믹한 연기를 보여주는 간류와 함께 작품의 분위기를 그나마 개그스럽게 유지합니다.
  원작 만화에서 간류 편 이전에 히로인 카오루와 주인공 켄신이 만나는 첫 에피소드의 악당(이자 원작에선 막판에 다시 또 나오는 감초…?!)였던 히루마 형제는 영화판 본편에선 아무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만, 간류의 부하인 흰 양복 들이 나름 빈 자리를 잘 매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카오루의 도장을 습격하는 부분에서 나오는 몰락 무사들로 이루어진 건달들의 이미지는 이 히루마 형제와 겹치는 부분도 있어서 어쩌면 원래는 여기서 잠깐 등장했다가 당하는 1회용 악당으로라도 나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조금 듭니다.

  마지막으로 원작 만화에서 간류에게 고용된 용병으로 등장하던 어X번* 일당은 유감스럽게도 본 실사영화판에선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 덕분에 간류의 저택에서 펼쳐지는 액션 씬이 엑스트라 잡졸 악당들이 늘어나고 대신 원작 만화의 1대1 대결 장면의 비중은 줄어버렸습니다.
  이런 변화가 속편을 위한 안배인지, 아니면 약간 허풍스러운 신완술 같은 기술들이나 회천검무 같은 만화적 필살기술의 연출표현 문제 때문인지 빠진 이유는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이 실사영화판에서 '사연 있는 인물'을 더 늘리기엔 좀 벅찼을 수도 있으니까 적당하게 캐릭터의 수를 줄였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하여튼 뭐 그렇습니다.



  - 사실 이 '바람의 검심'이란 영화의 원작이 되는 만화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데, 또 동시에 할 말이 없기도 하군요.

  원작 만화의 경우 '속죄'라는 것에 대한 주제 의식이 작품의 재미와 마무리를 망쳤다는 비평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단순히 실력을 감추고 숨어사는 의인이 약자를 지키는 소년대상 히어로물적인 정서가 아니라, 작품 전체적으로 '역사'라는 말로 넘어가게 되는 희생과 비극의 반복에 대한 나름 일관적인 흐름의 고찰과 비극적인 정서를 통한 강한 심정적 공감은 은근히 맛이 있는 '사극', 즉 옛날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제법 인상 깊은 물건이긴 했습니다.

  하여튼 원작을 좋아하고 애니도 챙겨보고 이렇게 실사영화까지 보게 되었는데, 그런 멀티미디어 전개 과정에서 각각의 매체마다의 차이점이나 특징점이 제법 확실하게 편차가 생긴지라…,
  뭐 하나의 이야기가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서 각각 다른 비전을 가지고 변해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으로는 나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사실 원작만화가 국내에서도 나름 유명하기도 했었고, 애니메이션화 되면서 전형적인 배틀물인 TV판이 먼저 나오고, 또 취향은 좀 타지만 분위기 하나는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으로 나온 OVA '추억편'등의 결과물들이 각각 다른 느낌으로 좋게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실사영화가 된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었는데, 막상 영화판의 뽑혀나온 결과물을 본다면 뭐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아주 좋다고는 말 못해도 충분히 괜찮은 물건이 나왔다는 건 사실이거든요.
  뭐 일단 이 실사영화판도 취향을 탈 수는 있습니다만 일단 누구라도 한번 볼 정도는 된다고 판단 합니다만…

  우선 원작 만화를 본 사람에게는 강추는 못해도 실사판 만의 각색과 독자적 노선을 성공적으로 꾸며내고 있기 때문에 일단 한번 볼 정도는 된다고 추천할 수 있지만, 원작 만화를 전혀 안 본 사람에게는 그냥저냥 볼만한 칼잡이 액션 영화이며 역시 특별히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에 대한 설득이나 이해를 시킬 만한 접근성은 약간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실사 영화판이 되면서 만화의 허풍스러운 액션을 나름 현실적인 느낌이 나게 바꾸고 실사의 세계에서 표현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온다고 끌어왔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일본 영화 중 고전급인 검격액션, 소위 부시도 영화~나 찬바라 영화와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데에 몰두했다고 할까요.

  어쨌든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결국 다른 매체인 만화와의 비교, 원작이 갖는 인기라는 팬덤이란 힘… 등등으로 흥행적인 면에서 얻는 것도 많지만 잃는 것도 많은 편인데, 이 영화는 만화 원작 영화로는 제법 만화의 이미지를 실사에서 잘 살려낸 편에 들어가고 그게 흥행에는 나름 보탬이 될 거라는 느낌은 듭니다.
  하지만 동시에 약간 설명이 부족한 부분도 있고, 만화를 보고 온 사람에게 먹히는 서비스 요소도 많으며, 만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이 영화를 100% 이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원작 만화의 팬인 입장에서도 약간 애매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 자체만의 재미로 본다면 평범한 수준이지만 다양한 종류의 난투와 칼부림 액션이 나오는 '일본 근대 개화시대를 다룬 칼부림 활극 계통의 역사 드라마'라서 이런 쪽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 일단 이 영화만의 특징이라면, 일본의 내수용 장르인 사무라이 또는 낭인이나 무사도물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피 튀기는 칼부림 액션, 소위 '찬바라' 계통의 액션을 가지고 무난한 현대화를 잘 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되는 만화 "바람의 검심" 자체가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실제 내전과 분쟁의 시대인 막부 말을 무대로하는 '막말 시대극'인 탓에, 역사적인 무게감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작중에서 액션도 많이 들어가는 '볼거리가 있는' 이야기로 우러났다는 점도 있고…,
  (약간 정치적인 해석이 되지만) 또 무엇보다 주인공인 켄신이 소위 '혁명'이라는 (심각하고 무거운 정치적) 문제에 자기 능력(+신념)을 갖고 끼어들었다가 큰코 다치는, 평범한 민초의 시선에서 '민간의 희생'을 강요하는 역사에 대한 은근한 비판도 있고…, 뭐 문자 그대로 '나름 심각한 이야기'라 여러가지 해석을 여러 사람의 시각에서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만큼, 나름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원작 만화던 실사 영화판이던 말이죠.

  막말로 우리나라의 누구처럼 정부의 개 노릇하면서 사람들을 물고문하던 작자가 이후 목사가 되고서 '위에서 시키니까 한것임~ 난 죄없음'하는 것에 비교하면, 이 작품의 주인공 켄신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칼잡이의 입장에서 떠돌이가 된 이후로 고뇌와 속죄를 한꺼번에 다루는 훨씬 진솔한 인물이라서 평가받을 가치가 충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원작 만화에서는 나중에는 주인공 켄신의 죄를 묻기 위한 복수자가 나오고, 기껏 평화로워진 일본을 전복시키려는 악당이 나오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계속 커집니다만 그래도 일관적으로 속죄를 위해 '악당도 죽이지 않고 다른 사람을 지킨다'는 유치하다면 유치한 명제지만 그 명제에 충실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가~ 같은 이야기를 나름 소년만화 수준에서 진지하게 계속 파고 들어갑니다.
  결과적으로 원작 만화가 만화 특유의 판타지 성향 때문에 스스로의 진지함이란 무게에 눌려버렸다는 인상도 생겼습니다만, 하여튼 결과물은 불완전해도 그런 시도 만으로도 한번 볼만한 만화였기에, 실사판에서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지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이하 영화 본편 내용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글자 색깔을 바꿔서 잘 보이지 않게 했으니 내용을 확인하고 싶은 부분은 드래그가 필요할 것 입니다…)


2007-04-29

다이나믹 히어로즈 1권



  : '무쇠팔 무쇠다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다이나믹 히어로즈 1권

 - 책 자체는 만화책에 가깝다고 하겠, …이 아니라 만화책이 맞습니다만 풀 칼라에다가 묘하게 분위기 만으로는 이전 다이나믹 프로 작품들과 차이가 좀 납니다. 기본적으로 처음부터 활자나 인쇄 매체로 나올 것을 상정한 것이 아니라 플래시를 이용한 웹 코믹의 연장선에 존재하는 물건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사실 이 인쇄판은 진짜 오리지날에 해당하는 '플래시 웹 코믹'의 내용과 분위기를 책으로 보는 것 정도이고, 웹에서 보는 것 이외에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적 차원이기도 합니다. 사실 정말로 이걸 제대로 볼려면 웹 페이지를 매일 체크하면서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것이 진짜 바람직한 '시청'과 '관람'의 자세일 수도 있겠습니다.

 뭐, 만의 하나 정말로 플래시 버전을 수록한 DVD-ROM 같은 게 발매되어 버리면 이 책 자체는 그냥 '기념품'에 가까운 물건이 될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만, 이 책은 결국 단순한 단행본이 아니라 일종의 수집용 archive로써의 가치를 쳐줘야 할 물건이겠습니다.
  다만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는 내용의 작품'을 플래시 웹 코믹이라는 요즘 매체를 이용하여 전달한 것을, 역시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단행본 서적으로 다시 묶어서 본다는 과거와 현재가 뒤 섞여서 돌아가는 미묘한 감흥 자체만으로도 묘한 찡함이 오는 그런 물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단 내용적으로는 TV애니메이션 마징가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안 먹힐래야 안 먹힐 수가 없는 쪽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작품이 나와버린 탓에 단 타츠히코의 수퍼로봇대전 소설이나 마징카이저 OVA 같은 게 외려 패러랠 월드 취급을 받게 되어버린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지요. 정말로 이 쪽이 사실 상의 진짜 마징가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후일담이자 제대로 된 속편인 느낌이 강하긴 합니다. 물론 따지고보면 데빌맨이나 다른 작품들은 그냥 인간 파일롯 캐릭터들을 돕기 위한 곁다리일 수도 있고 그렇지만, 그래도 등신대 캐릭터의 모험 액션과 거대로봇의 액션이 적당히 뒤섞인 덕분에 그리 위화감 없이 재미있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TV판 데빌맨과 큐티 하니가 수퍼로봇들이 설치는 이 세계관에서는 약간 위화감이 없지 않냐는 감도 있습니다만, '아스카 료 흉내를 내면서 시레누에게 잡혀가는 후도 아키라를 구하는 큐티 하니' 같은 평행 우주에서의 자기 복제와 원작 데빌맨에 대한 오마쥬 같은 느낌으로 반복되는 시츄에이션 만으로도 봐둘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 그런데, 이 웹코믹과 그 단행본을 보다보면 생각나는 것이 의외로 정통적인 일본만화 스타일과는 미묘하게 차이가 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단행본 편집 만으로 볼 때에 의외로 정통적인 일본만화라기 보다는 '아메리칸 코믹 스트립'의 스타일에 살짝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나레이션과 컷하고 중요한 대사 만으로 때우는 그런 진짜 정통파 아메코믹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일본 만화 스타일에서 약간 좀 느낌이 다르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아니, 단순히 구식 TV 애니메이션 그림을 풀 칼라로 보면서 그 위에 살짝 살짝 움직이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들어가는 표현 방식 차이 때문에 그런 착각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론 이 전에 보아왔던 원작 만화판이나 70년대의 TV 애니메이션 판과도 돌아가는 느낌의 차이가 느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게다가 이 책과 내용의 컨셉 자체는 의외로 옛날 TV 애니메이션 작품의 스타일을 표방하면서 묘하게 현대적인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의 표지 자체가 옛날 극장용 애니메이션 포스터 흉내를 내고 있고 (1권을 표시하는 '1' 숫자 위에 토에이 로고를 흉내낸 강담사 코믹스의 약자 'KC'를 달아 주고 있기도 하고) 어떤 의미론 구식 애니메이션 시대에 대한 오마쥬이기도 하고 패러디이기도 합니다. 사실 뻔뻔하게 <칼러 작품>이란 표시까지 달아놓은 데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옛날 흑백 작품과 칼라 작품이 공존하던 시대에 '이 작품은 칼라입니다'라고 포스터에 표기해주던 시대의 패러디인 것과 동시에, 이 책이 아메코믹풍의 풀 칼라 인쇄를 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노린 거죠, 뭐.

 - 이 책 본편 뒤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이 책의 원점은 본래 PS1 용으로 나왔던 소프트 (게임이라기엔 뭣하고) '클릭만화 다이나믹 로봇대전'이란 물건입니다. 본래 PS1용의 디지탈 코믹 방식으로 스토리를 보면서 진행하던 소프트 '클릭만화 다이나믹 로봇대전' 시리즈가 결국 2편으로 미완성인 체 끝나 버렸기 때문에, 그 쪽에 아쉬움을 갖고 있던 다이나믹 프로의 스태프들이 플래시를 이용한 웹 코믹으로 만들게 된 것이 이 플래시 웹 코믹 '다이나믹 히어로즈'이고, 웹 코믹을 단행본화 한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그리고, 이 단행본 책은 그 클릭만화의 의 리테이크랄까 재편집 버전이랄까 그런 느낌으로 나온 플래시 웹 코믹이 단행본이 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래는 플래시로 움직이는 장면이나 소리가 들어가는 물건이었던 만큼, 일반 만화책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론 돈 좀 들여서 PS2로 '야루드라' 스타일로 만들어진 이 '다이나믹 히어로즈'가 나오는 게 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신 겟타 TV시리즈나 이런 저런 애니메이션 작업들로 그런 예산을 빼앗긴 것인가 싶을 지경입니다. 사실 플래시 쪽이 실제 애니 제작보다는 돈은 덜 들고 가격대 효용비가 의외로 괜찮긴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조금 아쉽긴 하거든요. 야루드라 스타일로 짜맞춰진 내용의 적당한 동영상으로 옛날 TV 시리즈 장면들을 회상 같은 걸로 넣어줄 수 있다면 바랄게 없겠습니다만.

  하지만 이 플래시 웹 코믹의 결과물 수준은 의외로 나쁘지 않고, 단행본으로 옮겨와도 옛날 TV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림을 그대로 살려가면서 진행되는 것 자체는 옛날 그림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꽤 먹히지만, 이미 수퍼로봇대전 같은 데서 적당히 변모된 그림들을 보아온 사람들에게는 왠지 미묘하게 느낌이 어긋나 버린 위치에 그냥 남아 있다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또, 이 작품의 코지는 수퍼로봇대전 시리즈에서 그려지는 코지나 마징카이저 OVA의 코지와도 미묘하게 다르고, 또 그렌다이저의 TV판의 코지와도 사실 차이가 납니다. 이 쪽도 사실 그림적으로는 코마츠하라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적당히 현대적 스타일로 업데이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뭐 내용적으로야 마징가 시리즈 극장판에 나왔던 의문의 외계인들(오피셜로 뭐시기 별 외계인이라고 이름도 나오긴 했었는데…)과 닥터 헬 및 팬서 크로 등 악당들이 연합하는 식으로 다시 한번 설치는 것이고, 코지와 테츠야 등의 마징가 팀과 겟타 팀 연합에 데빌맨과 큐티 하니들이 비공식 멤버로 참전하는, 전형적인 마블이나 DC 코믹스의 '저스티스 리그'나 '시빌 워' 수준의 에피소드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옛날 작품들을 기억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후일담을 보는 자체로 기쁜 거고, 또 옛날 극장판 시리즈에서 미완으로 남았던 부분이 매꿔지면서 전체적인 세계관을 완성시켜가는 '그림 맞추기' 꼴로 다루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흥미도 결코 낮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추억을 공감한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물건인 거지요. 요즘 슈로대로 마징가 시리즈의 팬이 된 젊은 층이야 "마징카이저는?" 이라고 묻고 마는 수준이겠지만요.

2005-10-19

선광의 론도(旋光の輪舞) Soundtracks


 - 제목의 선광의 론도냐, 선광의 윤무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 음악이 정말로 짧은 시간에 스쳐지나가는 선광이 될 것이냐, 아니면 그 이상의 것이 될 것이냐…일 뿐.
  하지만 어떤 칠흑과도 같은 어둠 속에서라도 진짜 섬광은 자신의 잔상을 사람들에게 남긴다. 무수한 슈터들은 그렇게 믿는다, …고 생각한다.

선광의 론도 사운드 트랙
旋光の輪舞 サウンドトラック

# SRIN-1025
# 2005년 9월 30일 발매
# 2500엔
# 수퍼 스위프
# 디스크 1매 / 25트랙 71분 40초

※ 언제나처럼 경어와 반말이 오가는 요상한 감상문이 되겠습니다. 쓰다 말고 묻었다가 다시 음악을 듣다가 감정이 되살아 날 때 이어쓰는 그런 식이라서…

멈추지 않는 춤에 어울리는 선명한 아름다움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아케이드 용 대전 슈팅 게임 [선광의 론도]의 OST. 타이토의 음악 팀이던 준타타 출신의 Yack.이 선보이는 몽환적이랄까 전뇌적이랄까, 하여튼 뭔가 독특한 분위기의 음악이 상당히 개성적인 물건입니다.
  Zuntata(준타타)라는 이름이 갖게 만드는 선입관과는 다른 의미에서, 이 Yack이란 이름이 주는 인상에는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흔히들 갖기 쉬운 선입관 때문에 슈팅 게임의 음악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살짝 비틀리면서 기괴하지만, 그 안에서 내재된 미묘하고 섬세한 느낌이 뒤섞인 것이 또 묘한 개성이 되고 있다고 할까요.
  몇 마디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특유의 리듬감에 맞춰서 정말로 화면 안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은 현란함과, 여러 가지 심상이 들어 있는 은은한 멜로디가 뒤섞여서 게임을 안 해본 사람에게도 묘한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수작 게임음악, 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통파 테크노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전자음 특유의 개성을 잘 살리면서 그 안에서 몽롱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것 하나 만은 정말 여전히 아트 급으로 잘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음악이 게임에 잘 맞는지 여부를 떠나서, 그냥 음악 자체의 첫 인상만으로 나름대로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걸물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음악이랄까. 이름 값 만으로도 충분히 추천가능한 그런 물건이기도 하지요.

 = 사람에 따라서는 미묘하게 취향을 탈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사볼 가치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자켓에는 23트랙 까지 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음반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육성을 사용한 '가짜 성우드라마'가 히든 트랙으로 2개 들어 있어서 총 25트랙. 하여튼 일단 지르고 봐도 괜찮을 법한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가격대 성능비로 봐서 요 근래의 음반 중에선 '따질 필요도 없이 무조건' 탑 클래스긴 하거든요. 물론 트윙클스타 스프라이츠 같은, 특정 취향의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들을 제외한다면 말이지요(웃음).

  1. HI-ROUNDER
  2. shift
  3. assemble
  4. North Star
  5. Lucky Charm
  6. Find the way
  7. Inner Fire
  8. Little Witch
  9. Remember first rendez-vons.
 10. C.C.
 11. Vision of boys
 12. Crossshine
 13. Sentimental Journey
 14. Brave Heart
 15. Grey Lips
 16. ツキノロンド
 17. Idaflieg
 18. Volley
 19. WANTED:"True Pasta!"
 20. charge !
 21. Bind
 22. Narukami
 23. こんぺいとう

 - 에, 국내에서도 특정 부류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음반입니다(웃음). 제 경우에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그 평가의 방향 자체는 일단 다릅니다. 곡 자체의 매력보다는 이 곡이 어떻게 작용할까 하는 상상하는 맛이 있는 그런 약간 과도한 '개성파' 적인 음악이라고 할까요.
  유감스럽게도 이 앨범을 좋아하시는 다른 분들도 거의 다 그렇겠지만, 솔직히 국내에 안들어 온 게임이라서 저도 그렇고 이 앨범을 좋아하시는 다른 분들도 거의 다 본래의 오리지날 게임을 직접 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말로 이 앨범 음악의 정수를 잡아 낼 수 있느냐고 할 수 있겠는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 게임음악은 게임과 잘 맞는다기 보다는 살짝 뜬 구름잡는다는 언밸런스 함과, 특유의 리듬감에 따른 묘한 flow를 느끼고 즐기는 그런 맛이 있다고 할까요. 물론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 음악이 캐릭터 테마로써 기계화된 폴리곤 머신들의 전투와 이펙트를 살려내는 데에 있어서 꽤 미묘한 인상을 줄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대전 게임에서 흔히 나뉘는 음악 방향이 '배경 효과 표현'이냐 '캐릭터 구현 위주'냐의 두 가지라고 한다면, 이 게임의 음악은 캐릭터 쪽이라고 보겠습니다.
  즉 멜로디 자체는 게임 분위기와는 약간 안 맞고 겉도는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게임의 플레이 리듬에 맞춘 박자 감각이나 게임 상에 등장하는 캐릭터 자체가 보여주는 그런 이미지 같은 것에 몰입한 사람이라면, 이 음반의 기기묘묘한 텐션이 담긴 음악이 묘한 '행동의 반주'로써의 싱크로를 높여주는 그런 타입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테크닉틱스의 그 테크노 음악들이 귀여운 캐릭터들의 뿅뿅 거리는 음혼 파괴에 정말 잘 어울렸던 것처럼 말이지요.

 = 이 게임에 대해서는 사실 저도 잡지 사진 정도 밖에 모릅니다. 시스템 자체는 글을 읽고 해서 머릿 속에서 상상이 가지만, 그게 실제 어떻게 작용될지는 직접 스틱을 잡아보기 전에는 모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저라고 해도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게임음악 앨범의 게임을 다 해본 건 아니거든요. 단지, 음악을 들으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을 통해서 게임에 대한 기대와 방향은 어긋날지 모른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애정 아닌 애정을 품어 볼 수도 있겠지요. 기대에 어긋난다고 하더라도 감싸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애정을 말이지요.
  어느 정도의 선입관과 어느 정도의 경험이 그런 '매칭'과, 게임을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게임음악에 대한 감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오히려 게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니까 순수하게 음악적 수준과 그 멜로디의 '적응성'에 대해서 생각할 수가 있겠지요. 게임이 좋아서 음악 멜로디를 좋아하게 되는 거냐, 음악이 좋아서 순수하게 그 게임의 음악만을 즐기느냐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겁니다(어떤 의미론 변명입니다만).
  이 게임의 음반은 게임을 몰라도 들을 수 있습니다. 실험적이라기 보다는 '심상' 이미지 그 자체의 표현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그 것을 듣는 청자는 자신 만의 '이데아'로써 형상화 시켜서 받아 들이면 됩니다. 저는 이 앨범을 캐릭터 중심의 앨범으로 받아 들였지만, 그냥 순수하게 이런 스타일의 슈팅 게임음악도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라고 받아 들일 수도 있고, 의외로 본 게임에서 이 음악들이 배경의 SF적이랄까 그런 몽환적인 백그라운드 BG와 잘 맞을 수도 있지요. 다만 효과음이 같이 들어가면 이 음악들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또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게임을 몰라도 음악 만으로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과, 미묘하게 실험적인 흐름이 강하다는 것 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큽니다.

반짝임을 잊지 말아요
  저는 꽤 오래전부터 인간이 날아다니는 초능력자 대전형의 슈팅 게임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고 (정확히는 보스 전이 대전형이었지요.) 그게 98년에 ESP.RA.DE.를 보면서 더욱 구체화 되었어요. 뭐 그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하도록 하고.
  일단 이 앨범에서 중요한 것은 곡들이 은근히 화면에 표시되는 것에 맞춘 리듬감이나 그런 것보다도, 좀더 몽환적인 이미지 구성 쪽에 몰두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특유의 비트라던가 살짝 어깨를 둥실거리게 하는 그 몽롱하고 환각적인 독특한(이라고 말하고 yack에게는 전형적인) 리듬이 처음 듣는 사람에겐 '이런 분위기로 슈팅 게임을 할 수 있겠나' 싶은 그런 애매모호함을 쫙 깔고 있는 '그런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앨범은 장르와 상관없이 그저 작곡자 자신이 갖고 있는 내재된 이미지를 소리로 풀어나가고 있다, 라는 그런 과단적이면서도 '일단 이거라도 들어보시죠' 하는 식의 조금 무미건조한 친절함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제가 보는 이 앨범의 중요 포인트는 심상입니다. 작곡자가 원작 게임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와 심상을 음악을 통해서 풀어내고 있고, 청자는 이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그것을 자신 나름대로 감상하고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 만으로는 듣기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이런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리듬감에 맞춰서 나무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기거나 튕기면서 박자를 맞추는 쾌감 하나 만으로도 이 앨범은 들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설정이나 게임성 같은 건 일단 뒤로 재쳐두고 순수하게 음악 만으로도 즐거움과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망상의 재미가 있는 앨범이란 것으로 충분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 앨범을 공감하고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